2023.07.10
비가 오지 않는 나라

[*임시 이미지

준비됐나요~
 
...
 
됌따!:
 
이타치:
 
 
이타치:네네 선생님 하하하
 
시작할까요~
 
이타치:네!! (방방
 
 
어슴푸레한 새벽 시린 빛이 방안을 비춥니다.
 
눈을 떠 보니 쇼파 위군요.
 
어제 TV를 보다 잠들었나요?
 
이른 시간이라 기상 예보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 예년과는 달리 초여름 이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
 
예보가 끝나자 창밖에 설익은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돌연 눈 앞이 크게 흔들립니다.
 
문득 뺨에 차가운 느낌이 듭니다.
 
…?
 
어느 새 바닥에 쓰러진 모양이에요.
 
 ✷ 이타치, 관찰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디선가 훅, 불어온 비 냄새가 코 끝에 머뭅니다.
 
이상하네요. 분명 창문은 잠가두었을 텐데…?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 순간,
 
물에 빠진 듯 온몸을 짓누르는 압력에 의해…
 
정신을 잃습니다.
 
건조함에 따끔거리는 눈을 뜨면…
 
…!
 
이타치는 모래 바람이 부는 사막을 걷고 있습니다.
 
바람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사막 주변에는 무엇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넓고, 넓은 곳에 모래와 이타치 뿐이네요.
 
이타치 타임
 
이타치:(두리번
o_O
여긴 어디...?
몰카인가?
VR 같은건가...
 
몰카일까요?VR일까요? 이제 어떡하죠?
 
이타치:으음.
(벌떡
여기서 말라죽을 순 없지.
미션같은거 없으려나? (룰루
 
그렇게 이타치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걸음을 옮기자 몹시 무덥네요.
 
이타치:아니... 진짜 사막같이 해놨네.
 
... 시간이 흐르고 ...
 
꽤 걸은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상황이죠?
 
언제까지 걸어야 하는 걸까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타치:...
설마 진짜 사막?
 
걸음은 점점점 무뎌지고 호흡마저 메말라갑니다.
 
이타치:자는동안 납치 당한건가?...
(살려줘...)
 
더 걷나요?
 
이타치:(끄덕.
좀만 더 가보자...
 
... 시간이 흐르고 ...
 
언제까지 걸어야 할까요?
 
끝이 보이지 않는데요?
 
이타치:아니 실화냐.
(털썩
몰라몰랑.
 
지친 이타치가 자리에 주저앉자 모래알마저 뜨겁습니다.
 
하늘은 두 눈을 멀게 할 것처럼 반짝이네요.
 
덥다...
 
이타치:덥다...
 
그 때,
 
땀을 식히는 순풍과 함께 눈앞에 손이 내밀어집니다.
 
순간 당신은 더위에 홀린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도 아니죠.
 
눈 앞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타마마:안녕, 이타치!
 
이타치:...!!!!
타마마!
 
타마마:비가 오지 않는 나라에 온 걸 환영해.
 
어린 시절 첫사랑이었던 사람입니다.
 
 ✷ 이타치, 지능 판정 ✷ 
 
이타치: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린 시절 만났던 그 사람이 틀림없습니다만...
 
이상한 점이 보이긴 합니다.
 
이타치가 아주 어릴 때 만났는데,
 
당시의 기억을 그대로 꺼낸 듯 변함 없는 모습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타치:신기루인가...
 
타마마:뭐가?
 
이타치:응?
 
타마마:(불쑥) 내가?
 
이타치:(꿈뻑
아닌가...?
 
타마마:(손 눈 앞에 휘휘) 정말 나?
 
이타치:(멀뚱...
어떻게 그대로지??...
 
타마마:(주변 휘휘)
이번엔 뭐가?
 
이타치:타마마가...
 
타마마:응?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나 알아?
 
이타치:응?
(나 기억 못하나?...)
(.....다른사람?)
(멀뚱
 
타마마:왜 그렇게 얼빵하게 서 있어.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아?
 
이타치:
타마마 맞죠!?
기억 못하는거구나...
옛날에... (아니. 첫사랑이라고 할 순 없잖아.)
...
그러게요?
 
타마마:...음? 옛날에? (머엉...)
 
이타치를 잊은 걸까요?
 
타마마:흠... 우리 만난 적 있었어?
내가 중요한 걸 잊어버린 걸까?
 
이타치: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 아니. 기억 안 나면 말구요...(시무룩)
 
타마마:...궁금한데... (으음...)
그래도 처음 만나서 캐묻는 건 좀 아니겠지? ... 미안. 대신 멋진 구경을 시켜 줄게.
 
이타치:음. (지내다보면 기억해주지 않을까?... 해주겠지?)
가죠! 안 멋있으면 화낼거예요.
 
타마마:좋아. 여기서 조금만 더 걸으면 비가 오지 않는 나라가 보여.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타마마가 앞장서고, 두 사람은 끝 없는 모래벌판을 걷기 시작합니다.
 
타마마:(홱) 근데 순순히 따라와도 되겠어? 거기가 어딘 줄 알고.
 
이타치:지금 여기도 어차피 어딘지 모르겠으니까...
어딜 가든 말라 죽는 것 보다야 낫겠죠 (으쓱)
 
타마마:그럼 내가 누군 줄 알고. 납치범일 수도 있잖아?
나 납치범이야. 지금 우리 위험한 곳 가는 거야.
 
이타치:그럼 절 납치한 이유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아냐아냐. 제 직감이 뻥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타마마:(예리한데...)
진짜라니까?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순순히 따라와?
 
이타치:...진짜면 여기서 이렇게 알려주면 안되는 거 아니에요?
 
타마마:어차피 못 돌아가잖아.
돌아갈 수 있겠어?
 
이타치:...............흠흠.
...
맞네.
 
타마마:바보 아냐?
자. 하나씩 설명해 줄게.
비가 오지 않는 나라는 내가 사는 곳이야. 말 그대로 정말 비가 내리지 않는 곳.
사막 한복판이라 밤이 되면 얼어 죽을지도 몰라. (겁주기 2회차 시도.)
 
이타치:우와. 그래도 이렇게 살아계신거 보면 뭔가 구비되어 있는거겠죠?
뺏어 써야지~
 
타마마:...
없는데?
하나도 없어.
큰일났다~ 이타치 얼겠다~
 
이타치:..어쩔 수 없군... 이렇게 생을 마감하는군요...
 
타마마:(기겁)
무슨소리야.
아니, 왜 이렇게 포기가 빨라.
 
이타치:응? 근데 그러고보니 방금 이타치라고...
o_O
 
타마마:응?
납치의 기본은 신상조사야.
뿐만 아니라 너에 대한 거라면 뭐든 알고 있지.
 
이타치:아니, 진짜 납치범이었어?..
...
 
타마마:어디까지 진짜게? (^_____^)
추운 대신에 밤하늘은 정말 예쁜데.
별 보는 거 좋아해?
 
이타치:음~. 좋아해요!
잘은 모르지만...
 
타마마:좋아~ 그럼 버킷리스트 추가.
다른 건?
 
이타치:뭐든 할 수 있어요?
 
타마마:...흠.... 아마도?
여긴 불편함이란 게 없는 나라거든.
 
이타치:(진짜 VR인가?...)
 
타마마:딴 생각 하지?
 
이타치:어. 흠흠. 아뇨? 아닌데.
그럼 여기 바다도 있어요?
 
타마마:바다는... 없어. 비가 오지 않으니까.
신관님이 가끔씩 가져와주시는 물을 제외하곤 물 보기 힘들지.
 
이타치:마실 물은 있긴 있군요... (다행이다...)
 
타마마:지금 그거 걱정할 때가 아닐 텐데.
지낼 곳은 있어?
 
이타치:...
데려가주는 거 아니었나요?
 
타마마:음. 납치의 기본은 숙박이기도 하지.
긍정적으로 검토는 해 볼게.
 
이타치:아아...
(좋아해야하나...)
 
타마마:저기 보여?
이제 거의 다 왔어.
 
이타치:드디어!
 
타마마:납치된 거라니까. 신이 나면 안 된다니까.
 
정말 비가 오지 않는 나라가 보이는군요.
 
질릴 만큼 걸었지만 마지막으로 또 걷고, 걸으면...
 
 
사막과는 다르게 활기 넘치는 풍경이 보입니다.
 
한쪽에는 사람이 사는 듯한 백색의 건물이 줄지어 있고,
 
반대쪽에는 시장가 인지 상인들의 호객행위로 떠들썩합니다.
 
 ✷ 이타치, 관찰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디선가 묘한 향기가 납니다.
 
향기의 출처를 따라 시선을 돌리면 과일가게가 보입니다.
 
… … 이상하네요.
 
과일가게에서 날 만한 향이 아닌데..
 
이타치는 확실히 이 향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향인지 떠오르지 않네요.
 
 ✷ 이타치, 지능 판정 ✷ 
 
이타치: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종이 냄새다!
 
주변에 책을 파는 곳이라도 있는 걸까요?
 
타마마:자, 어때? 여기가 마을이야.
구경시켜주고 싶은데 둘러볼래?
 
이타치:신기하네요 사막 한가운데에...
으음. 그럼... 보석상부터 볼까나? 하하. (흠흠.)
 
타마마:아니?
안 되는데?
코스 다 짜뒀는데?
 
이타치:아~!?
 
타마마:...안 돼?
 
이타치:...그래도 가긴 가는거죠?
 
타마마:보석이 좋아?
 
이타치:...흠흠.
그렇다고 하면 너무 속물같지 않나?
 
타마마:이미 말한 것 같은데?
...난 과일 좋아할 줄 알고 먼저 가자고 하려 했어.
과일은 별로야?
 
이타치:...가,가죠
과일 좋죠
달고 상큼하고 음,
수분보충도 되고~...
또...
 
타마마:...좋아하는 거 맞아?
 
이타치:
...정말 좋아해요 사실 먹는 거라면 뭐든...
 
타마마:그렇지? 그럴 줄 알았다니까.
 
이타치:아니 다 안다면서!? (뻘쭘.무안.)
 
타마마:아.
 
이타치:아아...
 
타마마:...알고 물어본 거야.
 
이타치:그, 그렇구나...
 
타마마:에잇. (앞장서 걸음.) (쉬운 게 하나 없군.)
 
과일가게
 
과일가게 청년: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비나라 청과!
어서 오세요 손님~
 
머리에 하얀 수건을 두른 젊은 청년이 이타치와 타마마를 반깁니다.
 
이타치:안녕하세요~...
 
깔끔한 인상과 잘 어울리는 시원시원한 목소리입니다.
 
과연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이 허세는 아닌지 각자의 계절을 대표하는 제철 과일들이 싱그러움을 함뿍 머금고 있습니다.
 
타마마:...흠흠.
뭐가 좋아?
 
이타치:오오...
(여기도 비닐하우스가 있나?ㅋㅋ)
흠흠/
망고도 있나요?
 
타마마:저어기 있네.
 
이타치:오예.
 
타마마:이거면 되겠어?
 
이타치:네! 타마마는요?
 
타마마:난... 뭐, 됐어.
좋아하는 거 사주려고 온 거야.
이것만 주세요.
 
이타치:(내가 얻어먹기 전문인 것까지 알고 있는건가...)
 
그러자 청년은 옥빛 같은 미소를 짓습니다.
 
과일가게 청년:젊었을 때 생각나서 그냥 공짜로 드릴게~
 
나 젊었을 때라니.. 많게 잡아봤자 20살 중후반으로 보이는데..
 
타마마:진짜요?
 
이타치:와~ 망고 한 박스를요?
 
타마마:(기회주의자다.)
 
과일가게 청년:그러엄~ 그거면 되겠어?
 
이타치:(...!!!!!!!)
(눈치)
 
타마마:왜?
...더 고르게?
 
이타치:아, 아니. 아.
 
타마마:아.
 
이타치:저를 뭘로 보시는...
 
타마마:푸하하.
그거면 되겠대요 아저씨.
 
이타치:(-_-)
 
과일가게 청년:그럼 잘 가지고 가셔.
아.
혹시 보석상은 가 봤어?
 
타마마:이제 가보려고 했는데요.
 
과일가게 청년:꼭!
꼭 가보도록 해.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으니까~ 허허.
 
이타치:(오오 설마 보석도 공짜로?)
 
타마마:(작게) 저렇게 말하니까 수상하지 않아?
 
이타치:앗,
그. 그러게요...
 
타마마:..다른 생각 했지?
 
이타치:(도리도리)
 
타마마:확실확실?
 
이타치:확실확실.
(끄덕끄덕)
 
타마마:한 번만 봐 준다.
 
보석상
 
흰 대리석 벽과 온통 자개로 덮인 지붕이 아름다운 보석상입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되어있는 창문은 햇빛을 받아 오색 빛깔로 반짝입니다.
 
타마마:여기가 더 보석 같네.
 
이타치:진짜.
 
보석상 여인:어머~~~~~~~~
 
금발의 보석상 주인이 말을 걸어옵니다.
 
금빛 귀걸이와 하얀 장갑이 인상적인 여성입니다.
 
보석상 여인:두 사람~~~~~~~ 어쩌면 좋아~~~?
 
타마마:...뭐가요?
 
이타치:(o_O)
 
보석상 주인은 다짜고짜 반지 두 개를 꺼내더니 이타치의 소매에 쏙 넣습니다.
 
보석상 여인:나 젊었을 때 생각나서 그래~
넣어둬 넣어둬~
호호호~
 
이타치:엇~... 하하 아니 받아도 되나 이런거... (눈치)
 
타마마:(진짜 뭐지...) 오늘 운이 좀 따라주나봐, 이타치?
정말 주는 거예요?
 
보석상 여인:그럼~
 
 ✷ 이타치, 관찰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헤헤~)
 
은으로 되어있는 반지 같습니다.
 
그리고… 안쪽에는 처음 보는 언어로 무언가 적혀있습니다.
 
이타치:음. 뭐지?
 
타마마:왜?
 
이타치:타마마 이거 무슨 말이에요?
 
타마마:보자.
 
이타치:(요리조리. 돌려서 보여줌)
보여요??
 
타마마:잠깐. 흔들려서 안 보이잖아.
가만히 좀 들고 있어 봐.
 
이타치:(얌전...)
 
타마마:으음~
여기 나라 말이네.
비가 오지 않는 나라.
기념품 같은 건가?
 
이타치:우와.
무슨 뜻인데요?
 
타마마:비가 오지 않는 나라, 라고 쓰여 있다고, 이 바보야.
 
이타치:아아...
 
타마마:바보, 바보, 바보 아냐.
 
이타치:에이.
-_- (반박할 수가 없네.)
 
타마마:참 나.
기왕 갖게 된 건데 끼워 봐.
 
이타치:(쏙)
 
첫 번째 반지는 작아서 잘 들어가지 않네요...
 
이타치:이게 타마마건가봐요~
(두번째 반지. 쏙)
 
이번에는 맞춤 제작을 한 듯 꼭 맞습니다.
 
이타치:오오!
 
타마마:.. (버벅) 내거?
 
이타치:엇. 아
아니... 아니 나눠끼라고 두 개 준건줄 알고 (어버버)
 
타마마:나랑 나눠 가져도 괜찮은 거야?
..(어색..) (허공봄..) (이타치봄..) (..)
흠.. 여자친구는 없는 모양이지?
 
이타치:...아
아니. 조사 했으니까 알 거 아니에요 (민망)
 
타마마:..사실..
 
이타치:(어색) (아줌마 봄) (타마마 봄..)
네?...
 
타마마:안했.. 아니.. 몰라서 묻는 거잖아. 그 정도는 좀 알아줄래?
 
이타치:
(방금 안했다고...)
 
타마마:...
(손부채질)
나 이거 해? 말아? 있어? 없어? 가져? 처리해?
 
이타치:...처리라뇨. 가져요 줄 사람 없어요.. (ㄱ-...)
끼워드릴까요? (더 이상한가?)
 
타마마:표정이 영 떨떠름한데?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이타치:하, 할게요!? (깜짝아...)
(벌렁벌렁... 박력 있군...)
(덥썩.) (쑥.) (엄지척.)
 
타마마:(반지 끼워두는 동안 얌전히 있다가 손에 끼워진 거 눈 앞에 가져다대고 바라봄.) 흠...
어쩐지 강탈한 기분인데...
(묘한 표정.)
고맙게. 받을게? (뻣뻣.) 빨리. 갈까?
 
이타치:
잘 맞아요? (어색. 민망.) 강탈하신거 아니고 제가 드린겁니다 흠흠.
가, 가죠... (사시)
 
타마마:...
그렇구나. 준 거구나?
... (뻣뻣.)
응. 빨리 가자.
 
부리나케 이동합니다.
 
타마마:이번엔 여기야.
 
낡은 천막 하나만을 쳐둔 부실한 상점입니다.
 
입구에는 썩어빠진 나무 팻말이 꽂혀있습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데..
 
무슨 용도인 걸까요?
 
이타치:...뭐죠?
 
팻말 가까이 다가가자 팻말에 글씨가 나타납니다.
 
이번에도 처음 보는 문자입니다.
 
타마마:하하.
놀랐어?
외국인 티내긴. ㅋㅋ
 
이타치:무슨 말이에요?
참나. (...내가 외국인...?)
 
타마마:알려줄까~ 말까~
 
이타치:알려줘...
반지도 줬는데... (꽁이지만ㅋㅋ)
 
타마마:우- 산 - 팝 - 니 - 다.
우산 판다는데?
 
이타치:
...
 
타마마:...
그래도 들어가 볼까?
 
이타치:...네...
 
안으로 들어가면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선명한 백발의 노파가 앉아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파는 물건은 온통 우산뿐입니다.
 
비가 안 오는 나라라며!
 
옆에 있는 타마마를 바라보면 어딘가 미묘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황당해 하는 걸까?
 
타마마:저번에 왔을 땐 일기장이었는데. 오늘은 우산이네. 매번 바뀌나 봐.
 
이타치:
우산이 있는 게 신기하네요...
...이 나라식 개그인가요 혹시?
 
타마마:..그래도...
이 나라에서 우산은 처음 보는 걸.
사고 싶은데 너무한 생각일까?
 
이타치:솔직히 저도요...
 
노파는 노란 우산을 꺼내들고 ‘ 하나밖에 팔지 않는다 ’고 말합니다.
 
타마마:양보하시지?
 
이타치:
참나. 이게 뭐라고
 
상점 노파:잠깐.
 
이타치:응?
 
상점 노파:너한텐 필요 없잖아. 안 살거면 시끄럽게 하지 말고 나가셔.
 
노파는 타마마를 가르키고 있습니다.
 
타마마:하.
원주민 차별이야 이거.
 
이타치:
제가 사서 줄게요ㅋㅋ (속닥
 
타마마:으...응? (뻣뻣agian.) 왜 그렇게까지?...
 
이타치:응?... 갖고 싶다고....... (당황.)
 
타마마:...원래 이렇게 ... (말 고르는 중)
...음...
선...하다? 착...하다?
 
이타치:
사기 잘 당하시겠네.
이런거 다 계략이에요...
나중에 배로 돌려받으려고... ㄷㄷ
 
타마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하. 아. 그런 거구나.
납치범한테 계략 써서 뭐 하게? (웃참중.)
됐어. 이건 내가 사 줄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금화가 담긴 자루를 꺼내 노파에게 건넵니다.
 
타마마:이번엔 왠지 정말 비가 내릴 것 같거든.
 
이타치:그럼 감사히...
열심히 들고 다니다가 비 오면 씌워드릴게요 ^_^
근데 비가 와도 되는거예요? 나라 이름 바뀌는 거 아녜요?
 
타마마:이건 이타치식 개그인가?
그러니까 더 왔으면 한다는 거지.
그리고 두 배로 돌려줄 거 없으니까 계략은 그만 부리도록 해. (뻣뻣.)
 
이타치:
왜요? 나라 이름 마음에 안 들어요?
그럼 그냥 숙식 제공에 대한 보답을 미리 한다고 생각하세요()
 
타마마:하아...
나라 이름은 글쎄. 원래 정해져 있는 거니까.
별 생각 없어. 그보다... 음... 생각보다 더 친절하구나 너.
사기 잘 당하겠어.
갈까?
 
이타치:...아직까지 전적은 없는데 (그렇게 보였구나...)
가죠!
 
타마마:다음은 식당이야.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여느 레스토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부가 보입니다.
 
이타치:...!!!!!
 
특별히 화려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천장에 달린 커다란 샹들리에가 빛을 받아 은은하게 식당 안을 비추는건 퍽 볼만합니다.
 
타마마:뭐라도 먹는 게 좋겠지?
 
이타치:네!!!!!!
^0^
 
타마마:(^_^) 신나 보이네.
보기 좋다. 그래요. 앉아 봐.
 
두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다줍니다.
 
메뉴판 가장 앞쪽에 무언가 쓰여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 이타치, 관찰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밖의 사람..이라고 쓰여 있는 걸까요?
 
그 앞은 심하게 번져서 도저히 읽을 수 없습니다.
 
타마마:메뉴는 다음 장 부터야.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이타치:아아~~ 이스터 에그라도 있을 줄 알고요 하하
어디보자... 흠흠.
 
타마마:(얌전히 기다리는 중.)
마음에 드는 메뉴 있어?
 
이타치:어~...
(다 맛있겠는데?...)
 
타마마:(귀여운데? ㅋㅋ 더 구경해야지.)
 
이타치:아아 음~..
(진지.)
타. 타마마는 좋아하는 거 없어요? (흠흠.)
 
타마마:난 별 생각 없어. 이타치 먹는 거 구경할래.
그럼 제가 너무 심심한데요=_=+?
 
타마마:심심하지 않게 열심히 말 걸게.
 
이타치:혼자 먹으면 맛 없는데 아~~... (눈치)
 
타마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었으면 좋겠어?
그럼 이타치가 두 개 골라.
 
이타치:앗싸.
응? 근데 코스 둘 중에 시켜야하는 거 아니에요?
(벙)
 
타마마:아하.. 메뉴판을 안 봐서 몰랐어.
 
이타치:
 
타마마:어느 게 더 마음에 드는데?
 
이타치:그럼.. 코스 A 어때요? (고기가 있으니까...)
 
타마마:(끄덕끄덕) 좋아좋아.
 
주문을 하면 음식은 얼마 안 걸려 나옵니다.
 
조개구이, 파스타, 스테이크, 소르베... 만찬이네요!
 
타마마:...아까 미리 보답한다고 했으니까 내가 계산할 거야. 맛있게 먹도록 해.
어때, 이 정도면 호화 납치지?(^_^)
 
이타치:와! 돈 없어서 무전취식 하려고 했는데 다행이네요. (농담)
돌아가기 싫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네요 (마주 웃음^_^)
 
타마마:무전취식 해 봤어?
...흠...
...원래 그, 런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니?
 
이타치:
범죄자는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어떤 말이요??
 
타마마:...해 봤다는 뜻?
그러니까... 나는 너를 정말 납치해 온 입장인데...돌아가기 싫다고 하면... 너무 바보같잖아...
 
이타치:...없어요 안해봤어요.. (얻어먹은 적은 많아서 돈을 안 쓴 건 맞지만.)
아니 바보... (...바보 같구나...)
그렇다면 바보는 맞을지도...
 
타마마:먹으면서 말해도 돼. 식겠다. 그렇구나...
사실 궁금하거든. 이타치는 음~... 어떤 사람인지. 조사같은 거 안 했으니까 알고 싶은 게 많아.
뭘 주로 하면서 지냈어? 이타치 얘기라면 무엇이든 좋아.
 
이타치:(헙쳡쳡우걱우걱으어엌~~)
아 네?
(입 슥슥.)
흠흠. 아니 그럼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 납치한거예요? 으음~... 뭐부터 얘기하지.
저는... ...대학생... 여기도 대학은 있겠죠?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뭐 한 게 없군...)
 
타마마:그렇게 열정적으로 먹을 일이야? (ㅋㅋㅋㅋ)
아무리 여기서 살았어도 네가 아는 것들은 나도 알아. 당연하지. 학교. 그렇구나.. 전공은?
 
이타치:흠흠. 잠시 이성을 잃었네요.
아! 전 또. 완전 다른 세계일까봐 걱정 했네요... (하긴 21세기에...)
전공은 의상 디자인... 이긴 한데.
...뭐랄까 잘 몰라요 의상 디자인에 대해... (머쓱.)
 
타마마:(아... 웃기다... 바보 아냐.) 학교는 잘 안 다니나 보지? 그럼 뭐 하는데?
 
이타치:아 음~... (잠시 허공에 멈춘 포크...)
어... 뭐를 하냐면~...
 
타마마:하냐면? (기대.)
 
이타치:...........
(눈앞이 캄캄해졌다...)
 
타마마:...
 
이타치:사람.. 만나는 일?......
 
타마마:영업직...?
 
이타치:비슷...한
 
타마마:...비슷?
...외판원?
 
이타치:아아...
아직... 아직 경험을 쌓는 그런...
하하...?
 
타마마:아하! 인턴?
 
이타치:(눈물이 고인다...)
인턴의 인턴?
 
타마마:...견습생?
 
이타치:...지망생?
 
타마마:뭐를 지망하는데?
 
이타치:아아...
 
타마마:...
그만 물어볼까?
 
이타치:인맥왕을 지망하나봐요...
아...
 
타마마:아하.
인맥왕이면 네트워크 인턴 같은 건가?
 
이타치:...그러니까,
인맥왕 마케팅 직원 지망생이고
파는 상품은 저고요,
주 고객층은 여성분들
입니다.
 
타마마:(이해중...)
(로딩...)
 
이타치:(묵묵히 고기를 썰음...)
 
타마마:(...)
호스트?...
 
이타치:(...)
아아..................
...저는 공짜로...
(울컼,)
 
타마마:(더 심각...)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이타치:...
..............
 
타마마:그래서 반지도 끼워주고 우산도 씌워준다고 한 거구나...
 
이타치:
아니
아니아니. 아닙니다 그런거
청산하려고요...
오늘부로...
 
타마마:
오늘의 대화가 계기가 된 거야?
 
이타치:하하.......................
 
타마마:...
다 먹었어?
 
이타치:(말을 잇지 못함)
아아...
그렇네요...
 
타마마:조금 슬프구나... 그렇게 지낼 줄은 몰랐어...
 
이타치:
 
타마마:어두우니까 집으로 가자.
 
이타치:네... (어쩐지 죄인 모드)
 
 
타마마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하얀색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집이 보입니다.
 
타마마:사실 청소를 못 해서 집 보여주기 좀 그런데.
그래도 재워주는 게 어디야. 그렇지?
 
이타치:(끄덕끄덕.)
걱정 마세요 안 볼게요~
 
타마마:오호.
안 본다고 했다? 눈 감고 들어와서 눈 감고 있다가 눈 감고 나가.
 
이타치:천장정돈 보게 해주시죠...
 
타마마:농담이야... 그냥 편하게 있어도 괜찮아.
들어와.
(손짓)
 
이타치:(조심...)
실례합니다...
 
집 안에 들어서자
 
청소를 하지 못했다는 말과 다르게 깔끔한 내부가 보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깔끔한 게 아니라 텅 비어있는 것에 가까워 보이네요.
 
타마마:재밌는 건 없지?
 
이타치:...미니멀리즘?
 
타마마:그렇다기보단 필요한 게 별로 없어서.
피곤해? 어떻게 할래, 방 안내해 줄까?
 
이타치:으음~. 여긴 구경 안 시켜주시나요?
아직 그렇게 졸리진 않은데...
 
타마마:구경하고 싶어?
보여줄 게 없는데... 그럼 그건 내일 하자.
 
이타치:앗싸.
 
타마마:난 저 쪽 방에 있을 거야. 이타치는... (반대편 방 가르킴) 저기서 자면 되고.
그보다 정말 순순하구나. 집 생각 안 나? 인맥왕이면 친구들도 많을 거 아냐.
 
이타치:소파에서 재우진 않는군요... 감사합니다.
뭐 괜찮아요 하루쯤은. 그리고 여기서도 친구 만들면 되지롱. 인맥왕이 괜히 인맥왕이 아니거든요ㅋㅋ
 
타마마:소파라니. 호화 납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무슨 그런 섭한 소리를.
그리고 누가 내일이면 보내 준대?
 
이타치:하하하하ㅋㅋㅋㅋ 방이 두 개일 줄은 몰랐어서...
흠흠. 사실 이틀 정도도 괜찮아요.
얼마나 오래 데리고 있으려고요?
 
타마마:이틀보단 오래.
말했잖아. 여긴 불편함이 없는 곳이라고.
이타치가 살던 곳도 그랬어? 그러니까... 즐겁게 지내고 있었어? 재밌었어?
 
이타치:음... 불편함이 없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요.
타마마는 여기서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봐도 돼요?
 
타마마:나?
재미 없을 텐데....
여긴 별로 할 게 없거든. 심심할 땐 일기 쓰고, 아니면 가끔 마을에... 근데 마을도 잘 안 나가.
할 게 없는 게 익숙해 졌다고 해야 하나. 옛날엔 심심했는데, 지금은 뭐 괜찮아.
이타치 얘기가 더 듣고 싶어. 인맥왕이면 그래도 친구도 많겠지?
비록 이렇게 멋대로 데려왔긴 하지만... 오랜만에 즐거운 것 같아. ...고마워.
 
이타치:뭐야, 불편할 게 없는 곳이라더니. 심심해서 불편하면 어떡해요?
친구.. 음~. 많긴 한데. 멀리 와있는 지금 그리운 친구는 딱히 없네요 신기하게?
나 다시 가면 타마마는 또 무슨 재미로 살려나~_~ 눌러앉아야하나?
 
타마마:심심한 건 불편한 게 아니야. 불편한 일을 겪지 않을 수 있으니 불편함이 없는 곳인 거지. ...말을 너무 어렵게 했나? 아무리 심심해도 이 곳에서 지내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다는 뜻이야. 이곳에서 오래 지냈지만 떠나고 싶단 생각은 해 본 적 없어.
친구가 많아서 탈이구나. 그리움을 모르다니. 사람보다 시간이 즐거웠던 걸까? 그랬던 거라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뜻이니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 말은 고객님들에게 자주 사용해서 습관이 된 거야? (ㅋㅋㅋ) 재미없게 살다 보면 하나하나에 의미부여하게 된단 말이야. 장난인 거 알지만 기분은 좋네. 너무 오래 잡고 있진 않을게. 그건 약속해.
 
이타치:...진짜요? 난 심심하면 떠나고 싶어질 것 같은데... 아닌가? 나도 익숙해지려나. 그래도 아쉽지 않아요? 평생 이렇게만 시간을 보내야하는건... (...설마 그래서 나를 납치한건가?)
그러게나말이에요. 나도 돌아가면 선택과 집중. 뭐 그런 걸 해야하나? 그럼 저도 그리움을 배우려나요. 언젠가 사람이 필요할 때도 올텐데... 생각하면 무섭네요.
아=_=!!! 정말. 청산 한다니깐요 (삐질...) ...사실 당연히 돌아갈거라고 생각 하고 있긴 했는데요. 또 금방 보내준다고 하니 섭섭하네... 너무 오래 잡고 있는 정도는 봐드릴게요 흠흠.
 
타마마:아쉬운 건 상대적인 거 아닐까? 하하하... 평생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막막할 때도 있기는 했지만. 이젠 뭐. 특히나 지금은 아주 기분이 좋은 걸. 이타치는? 종일 낯설었을 텐데 소감이 어때?
언젠가 필요할 땐 누구나 있을 거야. 장난치긴 했지만 상냥한 사람인 거... 느꼈어. 그리고 이렇게 무료할 때 오늘은 네가 있어줬잖아. 내가 필요할 때 있어줬으니 분명 다른 사람도 이타치한테 그럴 걸.
그만 놀릴게. 봐 준다니 정말 오래 잡고 있고 싶지만... 피곤할 것 같아, 오늘은 이만 쉬어도 괜찮아 이타치.
 
이타치:그런가? 안되겠다. 돌아갈 땐 타마마를 납치해가서 구경시켜줘야겠어~. 저야 뭐... 처음엔 좀 당황하긴 했는데요, 그래도 모든 게 새롭기만 해서 즐거웠어요. 이것저것 얻어먹은데다 공짜 반지도 받고. (^_^ 괜히 손 들어서 보여줌)
...그러려나요? 잘 모르겠어요 아직은... 필요한 순간이 오면 알게 되겠죠? 이랬는데 아무도 없으면 책임 지셔야 할겁니다...(ㅋㅋ)
...싶지만? 하긴, 부모님한테 인사는 드리고 와야죠. ...흠흠. 진짜로 오래 잡아둘 수 없는 이유라도 있는거예요? (...혹시, 유괴범으로 잡혀간다거나... ...)
타마마도 푹 쉬어요, 오늘 여기저기 데리고 구경시켜준다고 고생했으니까~.
잘자 타마마.
 
타마마:...반지 선물해줘서 놀아줘서 고마워. 잘 자 이타치.
 
잠에 들 시간이에요.
 
안내해준 방으로 들어오자 깨끗합니다.
 
침대에 눕자 비나라에 오면서 나눈 이야기들도 문득 생각나네요.
 
그러고 보니 언젠 별도 보자고 했었는데. 내일은 볼 수 있을까?
 
졸음에 눈을 감습니다.
 
 
눈을 떠 보니,
 
눈앞에 보이는 건 탁 트인 하늘,
 
깔려있는 흰 카펫,
 
타마마: /desc 흰 장미 꽃다발로 장식된 거대한 기둥,
 
양 쪽으로 나뉘어있는 많은 사람들과,
 
와 없는캐입보고싶다고 햇더니 이뤄졋네 (GM): /desc 막 들어서기 시작하는 오늘의 주인공…
 
프로포즈가 막 시작하려는 와중,
 
스테프의 스탠바이를 알리는 음성 위로,
 
허공에 안개가 무사히 만들어지고,
 
갑판에 그림자가 집니다.
 
그리고 툭, 툭, 툭…
 
사람들은 전부 크루즈 안으로 대피합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아주 거세고, 확실한 비입니다.
 
"네 얼굴과 마주했을 때,
 
내 인생에 너 같은 사람은,
 
정말 너 뿐일거라고 다시 한번 느꼈어.
 
대답해 줘, 안나."
 
"이, 이타치…!!!!!!!!!!!!!!!"
 
"나랑……!"
 
… 타마마의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이타치는 퍼뜩- 잠에서 깨어납니다.
 
…방금 그 꿈은 뭘까요.
 
타마마랑은 어린 시절 잠깐 마주친 게 다인데.
 
그럼 역시 단순한 꿈인 걸까요.
 
그 때, 똑똑-
 
문 밖에서 타마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타마마:일어났어?
 
이타치:어버,
넿, 네.
(왠지 어색...)
 
타마마:아침 먹을래?
같이!
 
그러고 보니 벌써 아침입니다.
 
꿈에 정신이 온통 쏠려있어 눈치채지 못했네요.
 
이타치:좋아!
또 즐거운 하루의 시작이구나~
 
서둘러 문고리를 잡으려는 찰나,
 
이타치의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자고 일어났는데 지금 상태 괜찮나?'
 
 ✷ 이타치, 행운 판정 ✷ 
 
이타치:
기준치: 65/32/13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침대 헤드 위에 손거울이 놓여있습니다!
 
거울이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머리가 까치집이 되어 있군요.
 
이타치:(굴욕)
 
그대로 나가나요?
 
이타치:(타마마 딴 데 보는 동안 얼른 정리하자...)
(슥슥팟팟)
 
문을 열고 부엌 쪽으로 향하면 맛있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식탁 위에는 타마마가 차려 놓은 아침 식사가 보이네요.
 
간단한 샌드위치입니다.
 
타마마:맘에 안 들면... 다른 거 해도 되고...
여기선 요리할 일이 잘 없어서. (ㄱ - )
 
이타치:아뇨! 저 정말 뭐든 잘 먹어서요.
그리고 일단 맛있어 보이는데?... 진짜로요.
 
타마마:...그럼... 다행... (머쓱... ) 안 맛있어도 맛있게 먹어 줘.
(앉아서 하나 집으며) 근데 궁금한 거 있어.
이타치는 스물 세 살이지?
 
이타치:(잘 먹겠습니다~.) 맞아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지.
 
타마마:나 스물 세살 보다 많아 보여?
존댓말 쓰길래 궁금해서.
 
이타치:(컥.)
아니... 그건 아니고... 흠흠.
아니아니. 절대 아닙니다.
반말할까요? 아하하~ 아니 반말할까? (삐질)
 
타마마:원래도 존댓말이 더 편한 케이스라면 상관없고. 그냥 나만 쓰니까 불공평한 것 같아서.
 
이타치:사실 잠깐 잊고 있었지만... 뭐랄까 옛날에 본 적이... 있는 것 같.. 나~? 아닌가?
하하 아~~ 모르겠다 그럼 편아게 말해야겠다 그냥~ (어색)
 
타마마:옛날에? 나를?
(누가봐도 어색한 반말이라 웃기다... 하지만 웃지 말아야지...)
 
이타치: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흠흠... (기억 못하는데 괜히 말하는 것도 웃기잖아...)
아이 잘 모르겠다...~ (샌드위치에만 집중..)
 
타마마:아는 거 있으면 말해 줘. 혹시 정말 만났을 지도 모르잖아. 나만 모르는 건 불공평한데. (-_-^ ㅋㅋ)
 
이타치:근데... 그러니까. 분명 옛날에 봤을 때도 이 모습이었던 것 같거든요.. 아니 같거든? 그래서 나보다 나이가 많을 줄 알고...
근데 뭐..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꿍얼꿍얼.)
 
타마마:(샌드위치 내려놓고 곰곰...) 뭐 하고 있었는지도 기억 나?
 
이타치:...뭐 하고 있었는지? (나도 곰곰...)
거기까진 잘 모르겠는데...
 
타마마:정말 만났던 거라면 무지 신기하겠는걸. ... 흠.
궁금한데 알 수가 없네. 왜 모르는 거야. (장난)
비가 오는 나라는 아니었겠지? 그럼... 그러면...
나도 모르겠다. 근데, (고민...) 또 질문 해도 돼?
 
이타치:뭔데요? 얼마든지. 밥값은 해야죠. (냠^_^)
 
타마마:친구 많다고 했잖아. 밖에서 만났으면 나랑도 친구였을 것 같아?
친했을까?
어색했으려나... (라고 말하는 순간 어색해져서 샌드위치에 시선집중.)
 
이타치:흠. 타마마가 너무 바르고 착하게 살아서 내가 못 다가가지 않았을까? (..요?)
그래도 지금 이렇게 같이 있을 때 즐거운 거 보면 어떻게든 친해졌을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보면 물과 기름같은 사람끼리도 잘 어울려 놀던데요 뭐.
 
타마마:(ㅋㅋㅋㅋㅋ) 나 바르고 착한 인상이야? 못되게만 군 것 같은데 고맙네...
즐겁다고 해 줘서 기분 좋다. 식사 다 하면 집 구경 시켜 줄게.
 
이타치:왜요? 밥도 사주고 구경도 시켜주고. ...아니 애초에 납치범이긴 하지만. (...) 그래도 황제납치니깐~.
빨리 먹어야겠다! 빨리 집 구경하게 (룰루^0^)
 
~시간이 지나고~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거실로 향합니다.
 
창을 통해 금빛 햇살이 들어옵니다.
 
넘실 거리는 빛이 거실을 가득 채워 꼭 사막이 통째로 옮겨진 듯 보입니다.
 
덕분에 어제의 쓸쓸함은 느껴지지 않네요.
 
그 때 이타치의 발에 무언가 밟힙니다.
 
구겨진 종이 조각 같습니다.
 
이타치:오잉~
 
펼쳐서 읽어보면 핸드아웃의 내용이 보입니다.
 
타마마:뭐 봐?
 
이타치:o_O
엇, 어.
아무고토... (슬쩍)
 
타마마:뭔데. 보여줘.
내 일기일 수도 있잖아.
 
이타치:........땅에 떨어져 있길래... (삐질)
보려고 본 건 아니에요 정말 (삐질삐질)
 
타마마:...진짜 내 일기야?
주시죠?
 
이타치:(슬금..)
(내밈.. 죄 지은 표정으로..)
 
타마마:(흐음. 스캔중)
으음.
일기는 아니네. (휴우.)
됐어. 용서해 주지.
(두리번) 근데 나 나가봐야 할 것 같은데.
할 일이 생각났어. 구경 혼자 하고 있을래?
 
이타치:아. (괜찮은건가? 휴.)
물론이죠. 끝나면 천천히 돌아와요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요.
 
타마마:볼 것도 없겠지만... 구경하고 싶은 거 있으면 맘껏 해. 심심한 집에 두고가서 미안. 금방 돌아올게.
 
혼자 남겨진 이타치는 타마마의 집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맵에 따라 이동해보세요.
 
이타치:으음~. 여자 혼자 사는 집을 맘대로 막 봐도 되는건가... (부끄)
그래도 구경하라고 했으니 어쩔 수 없지... 하하~
(타마마 방 벌컥.)
 
문을 열고 들어서면 깔끔하다 못해 허전해 보이는 공간이 보입니다.
 
그저 잠을 자기 위한 용도로만 방을 썼던 모양인지 사용감도 느껴지지 않네요.
 
있는 가구라곤 새하얀 시트의 [침대]와 그나마 사용감이 느껴지는 [책상], 그리고 책상 위 [책꽂이] 정도입니다.
 
이타치:어디보자.
책상부터 훔쳐봐야지.
 
정갈하게 정리 되어 있는 책상입니다.
 
구석에 뚜껑을 닫지 않은 파란색 펜이 보이네요.
 
마르기 전에 닫아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타치:(닫아줌...)
(뿌듯ㅎㅎ)
 
귀엽게 뚜껑을 닫았더니 책상에선 더 살필 게 없습니다.
 
이타치:에이. 진짜 일기장이라도 있을까 했는데... (ㅋㅋ)
책꽂이가 있네. 책 많이 읽나보다...
할 게 많이 없어서 그런가?
 
레시피 책, 전문 서적, 소설, 수필 따위가 빽빽이 꽂혀 있는 책장 입니다.
 
 ✷ 이타치, 자료조사 판정 ✷ 
 
이타치: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빽빽이 꽂혀있는 책 사이 삐죽 튀어나온 얇은 노트가 눈에 띕니다.
 
꺼내보면 앞면에 < 이곳에서의 기록 >이라고 쓰여있습니다.
 
노트를 펼치면 군데군데 번진 잉크 탓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보입니다.
 
 ✷ 이타치, 관찰력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까 발견한 메모와 같은 필체로 타마마의 것은 아닌 듯 합니다.
 
 ✷ 이타치, 전부 읽으면 지능 판정 ✷ 
 
이타치: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래쪽에 잉크가 튀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띕니다.
 
아까 거실에서 주운 쪽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크기가 아닌가요?
 
원래 여기에 붙어있었던 걸까요?
 
 ✷ 이타치, 관찰력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트와 쪽지를 자세히 바라보고 있으면 사용한 펜의 종류가 다른 걸 알아낼 수 있습니다.
 
노트는 볼펜 따위로 쓴 듯 보이지만,
 
쪽지 쪽은 확실하게 만년필이 쓰였습니다.
 
그렇다면 쪽지는 나중에 써서 이곳에 붙여놓은 걸까요?
 
 ✷ 이타치, 지능 판정 ✷ 
 
이타치: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그 외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다른 곳을 살필까요?
 
이타치:...뭔가 심오하네... (잘 모르겠다...)
...이제 볼 게 침대 뿐인데?
앉아나 볼까나? 하하~
(털썩
 
푹신하군요.
 
이타치:오호.
 
베개와 이불만 얌전히 놓여 있는 침대입니다.
 
이타치:...
내 침대랑 똑같구나.
 
 ✷ 이타치, 관찰력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 베개 아래 무언가 반짝입니다.
 
 ✷ 이타치, 행운 판정 ✷ 
 
이타치: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세히 살펴보니 열쇠입니다. 집 열쇠는 아닌 것 같은데, 어디에 쓰는 열쇠지?
 
이타치:오잉?
집에 보물상자라도 있나ㅋㅋ
(적막..)
흠흠.
 
두고 가나요?
 
이타치:...
(슬쩍.)
(보물상자를 발견할 지도 모르니까. 흠흠.)
 
이제 어디로 갈까?
 
이타치:서재나 구경해야겠다 이제.
 
서재로 향할 때면 벌써 노을이 질 시간입니다.
 
서재는 타마마의 집에서 유일하게 창문이 없는 공간입니다.
 
타마마: /desc 덕분에 온 집 안을 채운 오렌지빛이 들어오지 않아 무척 어둡습니다.
 
이렇게 어두운데 책은 제대로 찾을 수 있는 걸까요.
 
서재 안으로 들어가 보면 수많은 책장 가운데 먼지가 소복이 쌓인 [책장 A] 와, 구석에 놓인 사다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 이타치, 관찰력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평범한 서재인가...
 
둘러봅시다.
 
이타치:으음. 책 읽는 취미는 없지만...
(책장 A를 뒤적거림..)
 
꼭대기에 유독 상태가 좋아 보이는 책이 한 권 보입니다.
 
이타치:우왕!
(뽁)
 
<꿈과 기억에 관하여>라고 쓰여있습니다.
 
이타치:으음~.
나도 오늘 오묘한 꿈을 꾸긴 했는데...
나중에 진짜라고 기억하는 거 아니겠지 ㄷ_ㄷ
 
 ✷ 이타치, 지능 판정 ✷ 
 
이타치: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보다는, 더 오래된 기억이 있지 않나요?
 
타마마를 실제로 만난 적이 정말 있던가?
 
이타치:(벙...)
에이. 아니면 이름은 어떻게 알았겠어...
...이럴 수도 있는건가?
 
그 때, 책에서 무언가 오묘한 기색이 올라오더니...
 
돌연 세상이 뒤집히는 기분이 듭니다.
 
꼭,
 
집에서 이 곳으로 넘어왔던 그 때처럼...
 
자리에 쓰러집니다.
 
…눈 부신 인공등을 맞으며 이타치는 정신을 차립니다.
 
주변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온몸이 서늘합니다.
 
살을 에는 추위에 양팔을 문지르고 있으면,
 
커다란 소음이 들려옵니다.
 
 ✷ 이타치, 듣기 판정 ✷ 
 
이타치: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제대로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경적 소리.
 
그리고 잠시 눈 앞이 검은 색으로 변했다가,
 
눈을 뜨면 타마마가 보입니다.
 
타마마는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잠깐. 타마마가 왜 여기?
 
아. 혹시 이것도 꿈인 걸까.
 
우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음? 아까는 왜 당연히 타마마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타마마가 이타치 앞에 서서 무엇인가 말하려고 합니다.
 
자율행동 구간
 
이타치:(꿈뻑...
무슨 상황...?
 
자세히 보니 이타치가 아니라,
 
눈 앞에 있는 또 다른 사람에게 말하려고 하고 있는 거군요.
 
어안이 벙벙한 이타치의 말은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타치:(멋쩍음)
흠흠.
(힐끔) (누구지...)
 
그 순간,
 
그 순간 귀가 찢어질 듯한 진동음이 들립니다.
 
타마마가 달려와 이타치를 끌어안습니다.
 
아까 들었던 소음이 더 커집니다.
 
눈치채지 못한 건지 그저 이타치를 끌어안고만 있습니다.
 
안 되는데.
 
도망쳐야 할 것 같은데.
 
순간 목이 막혀오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몸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안되는데?!
 
마음을 짓밟듯 하얀 조명이 두 사람에게 가까워집니다.
 
타마마가 벌떡 일어서 그 앞에 선 순간 -
 
잠에서 깨어납니다.
 
- 10분 인터미션 -
 
주위를 둘러보면 타마마의 집, 손님방 안입니다.
 
역시 꿈이었구나. 정말 천만다행이에요.
 
지금 몇 시지…?
 
분명 서재에서 쓰러지기 전엔 노을이 지는 시간이었죠.
 
새벽이 이렇게 밝을 리는 없고,
 
설마. 아침인가요?
 
아니, 그것보다 이타치는 왜 방안에 있는 거죠?
 
머릿속으로 온갖 물음을 던져보아도 대답해주는 이는 없습니다.
 
방 밖을 나가 타마마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편이 좋겠네요.
 
이타치:...실화냐. 너무 추하잖아...
남의 집 바닥에서...
(슬금슬금 나감..)
 
방 문을 열고 나가면 타마마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밖에 나가기라도 한 걸까요?
 
이타치:뭐지?
 
하얀색 접이식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과 그 옆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이 있습니다.
 
포스트잇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타치:.............................
안 들어온 건 아니구나..
봤구나... 다... (민망.)
 
아침식사는 오늘도 샌드위치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타치:(조금 씁쓸한 기분으로 얌전히 착석...)
잘 먹겠습니다...
 
샌드위치 맛은 어제와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면 간단히 뒷처리를 도울까요?
 
이타치:(묵묵히 그릇을 치움...)
(ㄱ-),,,
 
부엌에서 나오는 길, 쓰레기통 옆에 또 종이 뭉치가 구겨져 있습니다.
 
이번에도 살펴보나요?
 
이타치:(두리번)
흠흠.
(슬쩍.)
 
식탁에 붙어있었던 포스트잇과 같은 디자인입니다.
 
식탁에 붙어있던 포스트잇의 내용과는 조금 다릅니다.
 
거실 창을 통해 햇빛이 강하게 비춥니다.
 
 ✷ 이타치, 지능 판정 ✷ 
 
이타치: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혹시. 햇빛에 비추면 아래쪽에 가려진 내용이 보이지 않을까?
 
이타치:나 천잰갘ㅋㅋㅋ
(후다닥.)
 
왜나하면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까
 
라고 적혀 있습니다.
 
오늘도 집을 둘러볼까요?
 
이타치:치~ 이틀보다 오래 안 보내준대서 한 일주일은 놀아주는 줄 알았네.
어제 서재 다 못 봤으니까 가볼까...
 
서재로 향하면 어제 보았던 책장A와 어쩐지 위치가 조금 달라진 듯한 [책장B]가 보입니다.
 
이타치:... 뭐지? 사다리는 어디가고...
(책장 B 앞에서 기웃거림)
 
책장B의 바닥 쪽에 쓸린 자국이 보입니다.
 
힘으로 밀리는 걸까요?
 
이타치:오오. 영화에서나 보던 비밀의 방 그런건가.
(끄응.)
 
책장 B는 아주 쉽게 밀립니다.
 
마치 원래 밀기 위한 용도로 설계된 느낌입니다.
 
책장을 모두 밀면 자물쇠가 걸린 [금고 A] 와 [금고 B] 가 나란히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타치:어라.
어제 열쇠를 훔ㅊ... 훔친... 건 아니고. 습득했던 것 같은데 흠흠. (뒤적뒤적)
 
열쇠를 사용하나요? 어디에 사용하나요?
 
이타치:으음. 자물쇠에 맞는지만 봐야겠다 흠흠...
 
둘 중 어느 금고 좌물쇠에 시도해보나요?
 
이타치:(벙...)
...
(A?...)
 
열쇠를 넣고 돌리자...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열립니다!
 
이타치:..!!!!!!
 
금고 안에는 낡은 책 한 권이 들어있습니다.
 
이타치:진짜 보물상자용이었잖아.
 
< 비가 오지 않는 나라 >라는 제목의 소설책입니다.
 
이타치:오오. 이 나라 이름이 제목이네.
 
중간 이후로는 백지네요.
 
조금 읽어볼까 싶었지만 비나라의 언어로 쓰여있어 전혀 읽을 수 없습니다.
 
 ✷ 이타치, 자료조사 판정 ✷ 
 
이타치: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별 생각 없이 페이지를 넘기던 이타치의 눈에 익숙한 이름이 보입니다.
 
등장인물 - 타마마
 
이타치:응?...
직접 쓴건가...
 
잘 못 본 건가 싶어 다시 보면 읽을 수 없는 비나라의 언어로 가득합니다.
 
분명 아까는 한글로 쓰여있었는데 말이에요. 역시 잘 못 본 걸까요?
 
이타치:(꿈뻑꿈뻑
뭐지?...
 
다른 곳을 살펴봅시다.
 
이타치:......혹시 이 열쇠
금고 B에도 맞나? 하하~~~
 
열쇠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물쇠를 살펴보니 이타치가 가지고 있는 열쇠보다 확연히 작은 구멍이 보입니다.
 
다른 열쇠를 쓰는 모양이에요.
 
이타치:흠흠 어흠흠.
나가야겠다 흠흠...
 
어디로 향하나요?
 
이타치:거실에서 시간 때워야겠다~
 
거실에 도착하니 뚫린 부엌만 보이네요.
 
냉장고와 싱크대가 있는데, 살펴볼까요?
 
이타치:맞다 아까 뭔가 사뒀다고 했지.
냉장고 구경이나 해볼까나
 
재료들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냉장고 안이 이렇게 비어있다니..
 
이타치:...이런...
 
싱크대 안은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합니다.
 
아침을 먹은 흔적도, 설거지의 흔적도 없네요.
 
선반 위 그릇도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이타치:뭐지? 집에서 밥을 잘 안 먹나...
 
둘러보던 중,
 
창밖에 있는 타마마를 발견합니다.
 
타마마는 불안한 표정으로 집 근처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타치:뭐지? 왔는데 왜 말도 안하고... (기웃..)
 
나가볼까요?
 
이타치:(살금살금.)
 
집 밖으로 나오니 타마마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 욱신―하고 반지를 낀 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반지를 끼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점점 강하게요.
 
이타치:(아파... 잠깐 뺄까?) (삐질)
빼기 싫었는데...
쇳독이 올랐나 ㄱ-) 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는 순간,
 
누군가 이타치의 어깨를 강하게 치고 갑니다.
 
어제의 그 이상한 보석상 주인입니다.
 
보석상 여인:어머!
 
이타치:아.. 하하...
안녕하세요?...
 
보석상 주인은 어깨를 쳐서 미안하다는 사과 대신,
 
호들갑을 떱니다.
 
보석상 여인:반지!
반지 저기로 굴러간다!
 
이타치:..네?
o_O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리면 어느 새 정말 사람들 사이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반지가 보입니다.
 
이타치:oO(아줌마 때문이잔하요...)
아놔.
잃어버리긴 더 더 싫어... 에휴.
(쫓아서 뛰어감)
 
이타치가 반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모르는 곳에 (? 구역) 도착합니다.
 
드디어 반지가 멈춰 앉았네요.
 
반지를 줍고 주위를 둘러보면 놀랍게도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타치:응?....
 
사막에 초원이라니.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이타치:여긴 어디...
(나는 누구...)
 
살펴보는 게 좋을까요?
 
이타치:뭐지 이건?
아니, 뭐지 여긴? (하하.)
 
가까이 다가가면 코를 찌르는 잉크 냄새가 납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검은색 웅덩이는 모두 잉크란 말인가요?
 
검은 액체 속에서 무언가 반짝- 하고 빛납니다.
 
이타치:...!!!!!
 
크기가 무척 작은 열쇠입니다.
 
이타치:..반지인줄 알았네...
이거라도 챙길까나.
 
반지는 초원에 얌전히 누워 있습니다.
 
원한다면 주워가세요.
 
이타치:아아.
흠흠.
 
다른 곳도 살필까요? 돌아갈까요?
 
이타치:(줍)
팻말은...
여기 말로 돼있어서 못 읽으려나...
 
무언가 경고문 같은데…
 
비나라 언어로 적혀 있지만!
 
 ✷ 이타치, 관찰력 판정 ✷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팻말 뒷면에 한글로 쓰여있는 글이 보입니다.
 
경고. 비가 오지 않는 나라의 주민과 외부인 모두 이 이상 접근하지 말 것.
 
이미 접근했는데 어떡하죠?
 
이타치:...헉.
(두리번 두리번)
 
경고문이 마음에 걸리니... 집으로 돌아가볼까요?
 
이타치:아니 뒷면에 적어놓으면 어쩌자는거야. 흠흠. 큼큼.
(조용히 돌아간다...)
 
 
열쇠를 얻었으니 할 것은 하나뿐입니다.
 
금고 B의 자물쇠가 열립니다.
 
금고 안에는 < 일기 > 라고 쓰여있는 하얀색 노트가 들어있습니다.
 
이거야말로 일기장 같은데...
 
이타치:멋대로 봐도 되나...
(라고 하면서 이미 펼쳤다...)
 
타마마의 글씨체가 보입니다.
 
 
손에 들고 있는 일기장 속에서
 
두 사람의 웃고 있는는 사진이 떨어집니다.
 
일기는 여기에서 끝납니다.
 
잊을만하면 났던 종이 냄새,
 
타마마의 방에서 발견한 노트,
 
금고 속에 있던 <비가 오지 않는 나라>라는 이름의 책, 잉크...
 
정말 이곳은 책 속인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 하나 확신할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무언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른 모래를 토해내듯 기억이 돌아옵니다.
 
추억으로 착각했던 첫 만남,
 
지금까지 꿔왔던 모든 꿈은 잊고있었던 전생의 기억.
 
타마마는 옛날의 첫사랑 따위가 아닙니다.
 
교통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이후로는 어떻게 됐는지
 
보석상 여인: /desc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곳에...
 
기억의 소나기가 예고없이 멈춥니다.
 
세계가 고장난 회전목마처럼 느리게 움직이고,
 
작은 소리 하나하나가 그 날의 소음처럼...
 
온통 뒤죽박죽인 사막.
 
아득히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타마마:이타치!
 
돌아왔군요.
 
오늘은...
 
별을 보러 갈 수 있겠어요.
 
일순,
 
눈 앞이 다시금 흐려집니다.
 
 
꿈을 꿉니다.
 
기억을 꾼다고도 말 할 수 있겠어요.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마주 잡은 손.
 
기쁜 표정의 타마마.
 
타마마:이타치.
 
이타치:(화들짝)
...네?
 
타마마: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제대로 못 하겠어.
어떡하지?
 
이타치:그래도 해주면 안돼요? 지금 아니면 못 할 지도 모르잖아요...
 
기억이 나른하게 뒤섞입니다.
 
닿았던 손이 떨어지고,
 
이번에는 ... 이건 언제였더라?
 
타마마:그래... 오늘이 아니면 안 되는 말이긴 해.
근데...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러니까...
...스무고개 할래?
 
이타치:이런거엔 소질이 없는데...
으음. 좋은소식? 나쁜소식?
 
타마마: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 소식.
 
이타치:애매해~...
그럼...으음~... 어렵네.
들으면 내가 할만한 대답은?
 
타마마:그것도 모르겠는데...
내가 할 말이랑 똑같았으면 좋겠다.
 
이타치:으음~..... 점점 어려운데요?
 
이 기억은...
 
타마마:이걸 기점으로 관계가 변할 수도 있는 말이야.
 
이타치:...그럼~. 이 말을 전하는 타마마의 심정은?
...아직 스무고개 하는거죠?
 
타마마:틀리면 나 자퇴해야돼.
..하는 중이잖아.
 
이타치:...아
...제 입으로 맞추긴 너무 어려운 말 아니에요?
이것도 질문이에요. 흠흠.
 
타마마:내 입으로 하기도 어려운 말인데 네 입으로 맞추기도 어려운 말이면
언제 할 수 있지?
질문이구나...
...
지금 해야겠다.
해도 돼?
 
이타치:...
해도 돼요.
 
타마마:내 목표는 이타치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기.
그런데 잠들었더라 괘씸하게.
그러니까 이제 일어나.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이타치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타치가 잠든 사이 밤이 찾아왔는지 서슬 퍼런 달빛이 집 안을 비춥니다.
 
타마마:...일어났어?
 
이타치:네... (눈만 꿈뻑꿈뻑...)
 
타마마:별 보러 가자고 했던 거 기억해?
버킷리스트 하러 가자.
 
이타치:물론이죠.
좋아! 늦지 않게 일어났구나.
다행이야~...
 
타마마는 이타치를 데리고 푸른 초원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손짓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면,
 
왈칵,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사막의 밤하늘.
 
마치 검은 천에 별 가루를 쏟아부은 듯한 광경입니다.
 
- 인터미션 -
 
타마마:노트랑 일기장 읽은 거 봤어.
어디까지 읽었어?
 
이타치:들켰구나... (삐질)
......다?
 
타마마:...
어디까지 알겠어?
 
이타치:....그것도 어느정도 다.
 
타마마:... 그렇구나.
보고 싶어서 불렀단 것도 알겠네.
미안해. 멋대로 불러와서.
 
이타치:덕분에 즐겁게 시간 보냈는데요 뭘.
아니었다면 이런 것도 전혀 몰랐을거고...
 
타마마:넌 지금을 살고 있겠지만 난 보다시피 이게 전부라 어쩔 수 없었어. ...난 그 때랑 똑같은 사람이니까.
집에서 혼자 심심하진 않았어?
...돌려보내주고 싶었는데, 네가 메모를 보여줘서 생각났거든.
비가 와야 너를 데려올 수 있고 돌려보내 줄 수 있는데, 비가 내리는 마법은 한 번 밖에 쓸 수가 없다는 거야.
내 멋대로 정말, 오래오래 같이 있을 순 없잖아. 그래서 신관님을 찾으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 ...찾느라 좀 바빴어. ...심심했어도 용서해 줘.
 
이타치:이해해요, 나라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을 것 같으니까...
집에서도 이것저것 둘러보고 혼자만의 탐험을 하고... 정신없이 자다보니 시간 금방 가던데요? 하하.
나도 이왕이면 오래오래 같이 있고 싶었는데... 누가 만든 주문인지는 몰라도 쪼잔하시네. ...결국 신관님은 못 찾은거예요? 쳇.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떼써서 잡아둘걸 그랬나...
 
타마마:여전히 상냥하구나.
같은 사람 같아서, 이러면 조금 슬픈데. 하하. 걱정 마. 다른 방법을 마련했으니까.
해가 뜰 때쯤이면 걸었던 마법이 풀려. 비 나라 사람들은 원래 외부인에게 닿으면 빗방울로 변하거든.
네 말대로 마법이 짧다곤 해도, ...반지 끼워줄 때 잠깐 닿았었잖아. 착한 마법이야.
비나라에 처음부터 미련 없었어. 이곳에 온 건 애초에 네가 어디선가 잘 지내길 바란다는 마음 뿐이었으니까.
나는 하는 것도 그것 밖에 없고. ... 네가 잘 모르는 거. 그리워 하는 거.
 
타마마:...그것마저 못하게 되는 건 좀 아쉽지만 사흘 간 두 눈으로 봤잖아. 그거면 괜찮을 것 같아.
 
이타치:...근데 혹시 그게 꼭 타마마여야해요? 그러니까... ...흠흠. 다른.. 주민이면 안되나? 너무 못된 마음일까요 이건...
아니면 이런 얕은 마음으로 타마마를 다시 고독 속에 내버려두는 게 더 못할 짓인걸까요?
타마마가 여태 혼자 겪은 그리움을 이젠 내가 감당할 차례인걸까... 내가 잘 모르는 그리움을 가르쳐주려고 이런 일이 일어났나? 하하.
 
타마마:살리기로 했던 것도, 등장인물이 되기로 한 것도, 너를 불러온 것도 나인데 어떻게 그러겠어.
어차피 나는 그리워하는 것 밖에 못해.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게, 비로 만들어 줘.
여긴 소설 속이잖아. 너로 인해 이번을 살게 됐으니, 너로 인해 마쳐야 기승전결이 맞아. 야비한 수를 쓰는 것보단 그런 결말이 더 사랑받지 않을까. 재미 없고 뻔했던 이 23년은 이 사흘로 사랑받을 수 있게 된 거야.
하지만 너에겐 고작 사흘이어야지. 그리워하긴, 모른 척 해줘. 잠깐 정말로 납치당했던 것처럼...
없던 만남을 기억했던 것처럼, 있던 만남을 기억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 줄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조금만 뻔뻔하게 마음껏 좋아하고 싶어서. ...그럼 안 되는 거라지만, ... 거절해도 좋아. 그냥, ... 너무 보고 싶었어서.
 
이타치:그렇구나...... 그렇긴 하지만... 그렇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려 해도 아쉽고 피하고 싶은 일인 건 어쩔 수 없네요...
무슨 인어공주 스토리도 아니고, 너무하잖아. 결국 나를 감싸줬던 것도 다시 살게 해준 것도 지금까지 기억하고 그리워해 준 것도 전부 타마마인데 너무 불공평해. 떼 쓴다고 바꿀 순 없는 거려나요.
저에게 과연 고작 사흘로 남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이 사흘이 제 23년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날들이었을 텐데, 하하. 이번에는 제가 타마마를 기억해주면 안 되는 걸까요... 이 소설의 작가가 누구신지는 몰라도, 이렇게 금방 잊히길 바라고 쓴 이야기는 아닐걸요?
제 23년 인생은 타마마한테 빚 진 거나 다름 없잖아요. 너무 힘들어하진 않을게요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는 남겨도 될까요? 그러다 가끔 그리워하고. 전 아직 그리워할 만한 사람을 못 찾은 것 같으니까 그런 사람을 만날 때까지는 타마마가 그 역할 좀 해주세요.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껏 좋아해주길 바라는건 너무 제 욕심일까요? 나도 이게 마지막이라면 마음껏 사랑받고 속에 삭혀왔던 말들을 전해 듣다 가고 싶어서요.
 
타마마:좋은... 기억. 좋은 기억이 될 수 있을까.
...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조용하다가 살짝 웃다 고개 끄덕인다.)
그래. 나도 더 그리워 할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무엇보다도 이 시간을 그리워했을 것 같으니까. 그럼 부디 가끔씩만 떠올려 줄래. 언젠가 더 보고 싶을 사람이 생길 때까지만, 임시로. 어차피 난 네가 어떻게든 잘 지낼 거란 것 밖에 몰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어. 어떻게든 잘 지낸다고 생각하면, 그리워하는 것도 슬프지 않았어.
...비가 되면 그리움도 잊을까? 그래도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믿어 줘. 그럼 여전히 이 시간을 좋아할 수 있을 거야.
... 이렇게 하고 싶었어. (오래 머뭇거린 뒤 쭈뼛거리며 한 손 든다. 이타치의 팔 위에 올려두고 천천히 쓸은 뒤에 손이 있는 곳에 닿자 천천히 깍지를 끼고 제 눈높이로 올린다.) ... (그리곤 어색한 듯이 짧게 웃는 소리.) 곧 풀릴 마법이니까. ...조금만. ...미안해. (고개를 숙이고, 작게 숨을 내뱉은 뒤에 불쑥, 꼭 끌어안고 한 동안 말이 없다.)
이타치에게 닿으면... 이상하지. 그 동안 모래알이 될 것 같이. 봐도 믿기지가 않아서. 그때처럼 부서질 것만 같아서. ...처음 볼 때부터 이러고 싶었는데. 무례하고 싶진 않았어. ...이미 하고 싶은 대로 불러 놓고, ...나도 웃긴 거 알아... 그렇지만 이렇게 눈 앞에 있는데... 바보같이 반지 받을 때에도 기뻐서... ... 잠깐 닿은 것만으로도.
 
타마마:(수분기가 들어 음성이 끊어지고 떨린다, 끌어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간 건 아무래도 어깨도 함께 떨려올 것 같아서.)
...별 같이 봐 줘서 고마워. 같이 있어 줘서도. ...이렇게 바보 같은 짓 해도 얌전히 있어줘서 고마워.
나는. 나는 있잖아. 정말로... 좋아... 좋아해. 그러니까 이 순간도 정말로 다, 좋아할 수 있을 거야.
이타치 덕분에 다 좋아진 거야....
...자!
(몸을 떨어뜨린다. 흘리고 있는 눈물이 보일 것 같아 손으로 닦으니 곧 이것과 유사한 꼴이 될 것 같아서 실감이 나. 마주보는 낯이 부끄럽다.) ...내 소원은 이걸로 전부 끝이야.
 
타마마:좋아해. 때와 한결같은 나라서, ...여전히,... 똑같이, 변함 없이.
(작게 심호흡하고 시선을 맞춘 뒤에, 아무래도 웃는 표정으로.이런 말은 다른 표현을 쓰기엔 아쉬워서, 그렇지만 아쉬운 말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좋아해, 타치야.
고마워.
 
이타치:걱정 마세요, 괴로워 하거나 슬퍼 하거나, 타마마가 원하지 않을만 한 일은 하지 않을게요. 대신 이 때를 떠올릴 때마다 타마마가 보여준 멋진 것들을 기억하고, 서툴러도 정성이 담겨있던 샌드위치를 기억하고. 오늘 나란히 앉아서 봤던 별도 기억할게요. 그리고 이런 기억들이 찾아올 때마다 착실히 좋아할게요.
...비가 되면... 으음. 그랬으면 좋겠다. 솔직히 타마마가 그리움도 기다리기만 했던 시간도 잊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내가 전부 기억하기로 했으니까, 타마마는 그냥 편하게... 정말 타마마 말대로 어디서든 어떻게든 잘 지냈으면 좋겠어.
(타마마가 깍지 낀 손을 올리고 살짝 웃자 그제야 조금 마주 웃는다... 그다지 평안한 얼굴은 아니지만.) 미안하긴요, 지금만큼은 하고픈대로 해도 좋아. 타마마가 원하는 게 내가 원하는거일테니까... (말 없이 안고 있는 동안에, 타마마의 등 뒤에서 이타치는 몰래 조금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살살 등을 토닥여준다.)
마지막에라도 안아줘서 다행이에요. 아니었으면 삐질 뻔 했어요. 기껏 닿아도 괜찮은 주문까지 써놓고 포옹 한 번 안해주려는 줄 알고. (장난스러운 가자미눈=_=) 내가 너무 눈치도 없고 바보같아서 답답하진 않았어요? 난 타마마가 전부 잊은 쪽인 줄 알았을 때 몇 번 섭섭했는데. 솔직히 나라면... 그러면 안 된다는 거 알아도, 조금은 원망했을 지도 몰라... (미리 알았더라면 나도 더 즐겁게 해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에 잠깐 미안한 얼굴이었다가 이내 기색을 감췄다. 타마마의 목소리가... 그리고 조금 힘이 더 들어간 듯한 팔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아 응석은 넣어두기로 한다.)
제가 있는 곳은 밤에 별이 잘 안 보이거든요. 그래서 오늘이 더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아. 그러니까 제가 더 고마워요. 온종일 즐겁게 놀아줘서도 고맙고 또~... 타마마를 알게 해준 게 가장 고마워.
(울지마~... 달래듯이 작게 속삭이고는 슥슥 눈물도 닦아준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자꾸만 용기가 샘솟는건가?)
 
이타치:...나는 여전하게 남아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니어서 미안해요. 기억도 못하고, 덕분에 한결같지도 못해서... 하지만 조금 달라졌을지 모르는 나도 타마마를 좋아해. 언제든, 어디에서든, 타마마라면 다른 나라도 똑같이 좋아하게 될 것 같아. 조금 염치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나로선 순간뿐인 감정일지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만큼은 같은 마음으로 있을게요.
 
타마마:(남는 건 추억 뿐이란 말이 떠올라. 사람들은 좋은 기억만 추억으로 부르기로 약속했으니, 오늘은 추억이 될까?)
...그러게 말이야. 민망하네... 언제나 용기가 부족한 적은 없었는데, 이상하게 너에게는 늘 조심스러워져. 좋아하는 마음이 많아서,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그런가 봐. ...그래서 즐겁다고 해 줄 때마다 몰래 기뻤어.
비로소 지금은, 이타치가 나를 미워해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이런 마음은 좀... 우습나? (멋쩍은 듯 목소리가 조금 작아진다, 도저히 시선을 맞추기가 어려워.)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다른 건 아무래도 소용이 없어졌어.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는 말처럼, 내가 바라는 건 네 안위 뿐이니까. 다른 욕심은 안 부려.
(하지만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 그래, 마지막이잖아. 고개를 꼿꼿하게 들면 이타치가 보여. 보기만 해도 애가 타는 나의 타치.) 있잖아.
돌아가서도 잘 지내기로 약속한 거지? (개구진 목소리로) ...하하, 우정 사업 비슷한 것도 열심히 하고, 그래도 너무 빨리 사랑에 빠지진 ... 말... 고... 그래도 사랑할 수 있는 걸 많이 만들길 바라.
 
타마마:내 마음 속의 등장인물은 이타치 하나 뿐이니까. 나도 언제든, 어디에서든, 비롯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서 널 사랑해.
이타치, 기다리면서 많이 보고 싶었어. 볼 수 있어서 참 좋아.
(한 번 더 끌어안고 싶지만, 밝아올 것 같은 날이 두려워. 동이 트는 건 홀로 수도 없이 많이 봤고, 이런 밤하늘도 참 많이 봤는데, 사실 많이 두렵지만. 사랑하는 너를 마음껏 아끼지 못하는 것 만큼 서글픈 일이 있을까.아무리 무서워도, 마음껏 좋아하고 싶어. 언제나 그런 방식으로 널 사랑해. 오늘은 필시 추억이 되겠지. 그럼 오래 남을 테니, 떠나는 게 아니야.)
이타치.
곧 마법이 풀릴 시간이야. 해가 뜨기 전에 주문을 외워야 하겠지. 그 때 나한테 닿아 줘.
돌아가는 길 가장 괜찮은 마중비가 될게.
 
이타치:하하, 조금 더 막무가내여도 전 좋아했을 텐데요. ...일단 뭐든 납치보다 임팩트가 크긴 않았을걸? 좀 더 대담해도 되잖아... 바보바보네요. 어찌 됐든 타마마가 나를 위해 해준 노력은 결국 고스란히 저에게 닿아서... 별거 안 해도 그저 즐거웠던 것 같네요.
...제가 미워할 리가 없잖아요~. 아니다, 정 붙이게 해놓고 혼자 휙 가버리려고 하는 건 좀 미운가? (괜히 투정도 부려보고….) 진심으로 타마마를 미워할 수 있는 일은 없을걸요. 저는 그래도 나름...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남자거든요. (흠흠.) 뭐 그런 것 때문에 억지로 좋아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괜히 민망한지 미묘한 웃음기가 떠나질 않는다.)타마마는 정말 상냥한 사람인가 봐요. 어떻게 나를 잊은 사람을 그렇게 온전한 마음으로 좋아해 줄 수 있지... 어쩌면 저도 이제부터 알게 되려나요? 타마마를 혼자 좋아하는 법을... (타마마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순간 바보 같은 얼굴이 되었다가 작게 웃음이 터졌다. 조금 놀란 것도 있고...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지금 예상치 못하게 얼굴을 마주하니 본인도 모르는 이 기분을 무마시키려는 웃음이 흘러나왔다.)음~. ...잘... 지내려고요. 잘 지내지 못하면 타마마가 슬퍼지겠죠? 밥도 먹고, 운동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면 잘 지내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우정 사업은 조금 쉴까나? 그리워할 사람이 너무 빨리 나타나면 타마마가 삐질까 봐요. (쿡. 장난스럽게 팔을 찌른다. 아직은 닿아도 괜찮죠?)
어쩔 수 없네,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잘 사는 수밖에 없겠네요. 타마마의 등장인물로서 타마마의 이야기를 망치고 싶진 않으니까...
저도, 이렇게 마주 앉아 있을 수 있어서 참 좋아요. 그리고... 많이 보고 싶겠지? 너무 그리워는 말라고 했지만 보고 있는 지금도 벌써 보고싶은데... 점점 자신이 없네. (힘 빠진 목소리, 어쩐지 자신 없는 말투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마지막 순간에까지 걱정시키고 싶진 않은 건지 꿋꿋하게 웃는 얼굴이다.)...알았어요. 이제와서 마음 약해지는 건 너무 바보같은거겠지...
그럼 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타마마를 눈에 담을게요.
 
타마마:(위를 바라보며 한 동안 말이 없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금 이타치를 응시하며, 겨우 입 연다.) ...별, 예쁘지? 혼자 지내는 날은 매일 이렇게 추웠어. 그렇지만 매일 덕분에 버틸 만했어.
앞으로의 일은 전혀 모르는 거지만, 언젠가 거짓말이 될 지라도...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다정하게 말해 주는 네가 정말로 좋아.
나한텐 이게 영원할 테니까, 무슨 말이든 전부 믿을 수 밖에.
내가 믿을 수 있는 게 이번엔 안위 뿐이 아니라 정말 기뻐.
(대답을 하고 나니 어쩐지 편안해지는 마음. 난 어쩌면 오늘 같은 날을 기다려 온 걸까? 더 이상 그리워 할 것이 없는, 기억하지 않아도 좋을, 네가 주는 결말을 말이야. 사랑하는 일을 마치고, 다시금 사랑할 수 있는 결말을 말이야. 네 말에 동의해서 뚫어져라 한참, 너를 가만 응시한다. 그러고 있으니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지만 되려 웃게 돼.)
그럼, 준비 됐지?
 
말을 마친 타마마는 차분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그런 타마마를 바라보고 있으면,
 
파랗게 얼어붙은 밤을 녹이듯 동이 터옵니다.
 
추위에 떨던 별이 하나 둘 모습을 감추고,
 
투명한 햇빛이 들풀 사이로 스밉니다.
 
문득 바람이 불어옵니다.
 
살을 에는 밤 바람과는 확연히 다른 여름의 순풍입니다.
 
어쩐지 위로해주는 듯한 기분에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희미하게 웃고있는 타마마는 책 속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마마:이타치,
닿아 줘.
 
이타치:그리워할게요, 조금만...
(조심스럽게 손을 가까이 했다가, 힘껏 끌어안아.)
 
그렇게 하늘의 별이 모두 사라져,
 
완연한 여름의 햇빛이 두 사람을 감싸는 순간.
 
타마마:아프지 마. 비도 맞지 말고. 잘 지내.
 
동시에 품 안에 느껴지던 온기가 사라지고 톡-톡-.
 
뺨에 차가운 물기가 내려앉습니다.
 
낯선 온도입니다.
 
아마도 비가 내리고 있는 거겠죠.
 
타마마가 사라진 자리에 순간,
 
며칠 전 구매했던 우산만이 나타납니다.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선 채 쏟아지는 사막의 비를 맞고 있노라면,
 
종이 책의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습니다.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잿빛 건물과 바삐 움직이는 도시의 사람들.
 
그리고 거세게 쏟아지는 장대비.
 
돌아왔네요.
 
멍한 정신을 깨우듯 차가운 빗방울이 당신의 뺨을 타고 입술 위에 내려앉았다가,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손에는 타마마가 건네준 우산이 쥐어져있습니다.
 
비 맞지 말라고 했는데, 어떻게 할까요?
 
이타치:...잘 지내야 하니까, 아프지도 말고. (잠깐 비가 오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우산을 펼쳐서 쓴다)
 
겨우 모래에 쓰여진 우리의 마지막.
 
그러나 사막의 돌풍도 감히 지울 수 없겠죠….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우산을 펼치면
 
순간 당신은 시야를 가리는 비에 홀린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도 아니죠.
 
기분 좋은 순풍과 함께 눈앞에,
 
손을 내밀고 미소를 짓는 그 사람은.
 
동시에 이타치의 귀를 시끄럽게 울리던 도시의 소음이 사라지고,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는 기상 캐스터의 목소리만이 들려옵니다.
 
타마마:안녕, 이타치. 비가 오지 않는 나라에서 만나러 왔어.
 
ED 2 :: 초여름, 이른 장마가 시작된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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