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9시경 시청 근처 사교도 집단의 대규모 테러가 일어나….’
소파 위에 앉아 TV를 있노라면, 오늘 아침에 있었던 시청 폭탄 테러 사건이 뉴스 속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타마마는 털썩, 소파에 앉으며 머그컵을 쥐여줍니다
아, 맞아요. 오늘은 오랜만에 함께 보내는 주말!
늦은 점심시간이지만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넉넉한 것 같습니다.
바쁜 타마마와의 집 데이트(물론 동거 중이지만)에 기분이 조금 들뜨기도 하네요.
‘하지만 폭발물은 모두 회수되었으며, 남아있던 사교도 23명은 A급 5인, S급 1인 히어로에 의해….’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히어로들이 사교도들을 체포…보단, 조금 폭력적인 방식을 통해 잡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모자이크 때문에 흐릿하지만, 익숙한 머리 색을 가진 히어로가 보이네요.
옆을 돌아보면 타마마가 괜히 시선을 피하며 머그컵 속 아이스티를 홀짝이고 있습니다.
‘히어로 사생활 보호법’, ‘히어로 특수 초상권’ 등으로 인해 영상 속 대부분의 히어로들의 얼굴은 흐릿합니다.
대한민국에 단 한 명뿐인 우리 바쁘신 S급 히어로, -
타마마는 당신이 무어라 하든 빠른 속도로 리모컨을 집고 채널을 돌립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나란히 앉아 TV를 보는 평범한 일상은 참 오랜만입니다.
늘 호출되고, 또 불려가고… 가끔은 다쳐오기도 하고. 하지만 어쩌겠어요?
A급 이상 능력을 가진 사람은 무조건 히어로가 되어야 하는 세상에서.
어디서 많이 본 제목인데. 흐릿한 기억 속 영화를 계속 보고 있으면…
...많이 선정적인 장면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게 재밌으라고 튼 건 아니었는데
도.. 돌릴까요?
그렇지
그러자
그런거야
너무 당황하니까 더 웃기잖아 아안돼
돌려 어서
(화면 안보는척함)
(얼굴 손으로 가림)
아니 안돼
심각한 상황이야
안돼
그냥 랜덤하게 틀린거야
정말이야
아니야
오해야
그렇지 않아
그런 거 원하지 않았어
일단 알았어요...
(삑)
요즘 유행하는 코미디 영화네요. 실제 히어로가 등장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입니다.
타마마:와 쟤 진짜 재수없는데... 영화 나와서는 착한 척 하네
(욕하는데 몰입)
타마마도 언젠가 저런 영화에 나오는 거예요?
안 해 아니 할 수 없어
아니 하고싶지 않아
어울려?
코미디만 아니면...
그렇게 머그컵은 거의 비어져 가고. 영화는 하이라이트 부분에 다다릅니다.
집중해서 본 영화는 꽤나 재미있네요. 같이 봐서 더 그런가?
악역에 의해 주인공이 위기에 처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어떻게 될지 기다리던
어디선가 경쾌하고, 또 익숙한 벨소리가 들립니다.
이타치: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전화기 넘어 무언가 팡팡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 사이 드문드문 누군가가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요.
“오늘 아침에 잡았던 사교도들이 전부가 아니었어요. 시청 사거리 쪽 지원 바랍니다!”
설마, 설마요. 오늘은 진짜 오랜만에 함께 있는 주말인데!
통화를 종료한 타마마는 곧바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나 영화 끝까지 못 보고 나가야 할 것 같은데..
타마마:진짜 미안해..........................................
(ㅠㅠ)
이타치:급한 일이면 가 봐야죠... (조금 울상)
타마마:아니 너무 가혹해 끝도 못보고 나가야 한다니
아 안돼
(입꼬리 올려줌)
웃으면 복이 오니까... 하하하하
이타치:(흐흐.. 눈은 쳐졌지만 입만은 웃고있어..)
그땐 맛있는거 먹자.
얼른 가! 나중에 엔딩도 말해줄게.
따지고 보면 타마마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은 진짜 오랜만에 함께 보내는 주말이었는데.
눈물겨운 작별인사가 지나면 타마마는 서둘러 집을 떠납니다.
…물론, 이건 타마마의 잘못이 정말 정말 아니지만요.
그래도 데이트가 취소되고, 함께 있는 시간이 갑작스레 사라지는 게 이번이 몇 번째인가요?
영화가 끝난 TV에서는 긴급 상황이라며, 시청에서 일어난 테러 상황을 잔뜩 보도하고 있고요.
사교도들의 급진적인 테러 횟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히어로 본부는 정부와 상의 끝 히어로 관련 법안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하여….
“수는 적지만 대한민국에는 고위험 단위 능력의 히어로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능력 악용을 두려워하는 시민들도 많아….
뉴스의 중간중간 타마마로 추정되는 사람의 실루엣이 간간이 보입니다.
인터폰으로 확인해보면 이타치도 간간이 본 옆집 꼬마 아이인 것을 알 수 있어요.
문을 열어도 괜찮고 인터폰으로 대화를 주고받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타마마 누나 있어요?
이타치:타마마 누난 바쁘단다~ 그렇게 아무때나 찾아온다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냐.
꼬맹이:헐.. 물어볼 게 있어서 왔는데 ㅠㅠ 없구나.. .
저 오늘 이사 가거든요.
다시 올 일은 없겠지만 그래두 누나한테 다음에도 공원에서 같이 산책하자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치치도 찾아줘서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이타치:응? 타마마가 전에 도와줬던 아이인가보네. 알았어 타마마 누나가 돌아오면 형아가 꼭 전해줄게~
이사 가서도 잘 살아 꼬맹아~
꼬맹이:네! 형아만 믿을게요 ^^ 형아도 누나랑 잘 사세요 ^^
아이 특유의 카랑카랑하고 맑은 목소리와 함께 꾸벅, 인사를 한 꼬마는 급하게 자리를 떠납니다.
저러다 넘어질 텐데… 뛰어가는 걸음이 굉장히 가벼워요.
마냥 바빠 보이기만 했던 타마마도 나름의 일상생활이 있었나 봅니다.
옆집 꼬마와 함께 산책이라니, 치치는 또 누굴까요?
타마마는 저녁 안으로 들어온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마지막으로 지킨 게 언제였나요.
냉장고에는 같이 먹기 위해 이것저것 사둔 음식들이 쌓여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아요.
그렇게 소파에 앉아 타마마를 기다리자 깜빡깜빡, 눈이 천천히 감기기 시작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기도 하고, 걱정이나 이런저런 생각을 안고 있는 거보단...
눈을 감고 어둠에 익숙해 질 때면 기울어지는 해와 빛은 더 옅어집니다.
꺼지지 않는 텔레비전 속, 잠결에 몇몇 단어를 들은 것 같기도 해요.
이타치: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청 내 폭발물이 미처 발견되지 않아 다수의 부상자가 나타나….”
“히어로의 능력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허가 없는 능력 사용 여부가 적발될 시에는….”
눈을 떠보면 해는 완전히 지고 집 안은 어둡습니다.
창문을 열어뒀던지 나풀거리는 커튼 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옵니다.
완전히 눈을 뜨고, 어느 정도 어둠에 눈이 익숙해질 때면 옆에 곤히 잠들어있는 타마마가 보입니다.
(조용히 해야겠다...)
손을 잡고, 조금 좁은 소파에서 서로를 마주 본 채로요.
당신을 깨우지 않고 옆에서 함께 잠이 든 모양입니다.
피곤이 짙게 내려앉은 그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옅게 새어 들어오는 달빛, 상처들은 오래되지 않아 보입니다.
일어났어?
언제 왔어요??
타마마:(자다 깬 목소리 없애려고 헛기침함.) 흠, 흠
늦어서 미안해.. 이번에는 빨리 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사교도 수가 많았어..
그보다 오늘 다친 거예요? 약 안 발라도 돼요?
저녁은 먹었어?
이건 그냥 스친 거니까 금방 나을 거야.
그러다 덧나면 어쩌려고요? 제때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안 돼요.
타마마:괜찮아! 지금은 여기보다도 마음이 더 아픈걸.. ㅠ_ㅠ 저녁 굶고 다니면 돼 안 돼, 이타치 바보야?
타마마는요? 타마마도 밖에 종일 있느라 제대로 못 챙겨 먹은 거 아니에요?
타마마:안 되겠다, 지금이라도 뭐 해줘야겠어. 늦었지만 야식이라도 먹을까? 이타치 무슨 메뉴가 좋아?
이타치:하루종일 일 하다 왔는데 이렇게 부려먹어도 되나... 쿨럭쿨럭 군만두 쿨럭...
타마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들리는데 뭐지? 환청인가?
이거 텔레파시인가?
타마마:아하하~ 나도 군만두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았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타마마가 작은 신음과 함께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별 건 아닌데. 아까 살짝 칼에 스친 것 뿐이야. 오늘 치료할 수 있는 히어로가 다른 사건에 들어가서 바로 치료를 못 받았거든..
내일이면 나아!
살짝 뭐.. 뭐에 스쳐요..?? 아니아니.
잠깐 안 돼.
타마마:진짜야, 괜찮다니까. 내가 회복이 얼마나 빠른지 모르지?
아.
이타치가 배고프다는데 군만두가 안 중요해!
이타치:내일까지 못 기다려요 내일까지 계속 아프잖아!
그럼 지금 자면 안 아픔!
군만두 조식으로 하면 안 아픔!
잠깐이면 되는데~? =_=
이타치:약 바르고 밴드 붙이고 거즈 붙이고 붕대로 미라 만들게요
내일이면 정말 괜찮은데도?
그리고 나 배 쪽인데.. (.................
... ...
뭐 흠흠, 혼자 할 수 있으면 혼자 해도 되고... 근데 사실 전 상관 없긴 한데... 뭐 부탁하려면 해도 괜찮은데...
.. 해 줄래?
네!!
타마마:아기한테 이런 거 보여주면 안 되는데..
=_=.. (살짝 옷 올리고 얌전히 누움)
(구급상자랑 이것저것 바리바리 챙겨옴)
이타치: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쓸쓸한 아기라서 철이 빨리 들었어...
(...헙;;)
아무튼. 하하. 치료 시작!
이타치:
응급처치
기준치: |
30/15/6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타마마:정말... 철이 많이 빨리 든 것 같은데?
(고마워.. ) (살짝 끌어안음) 이타치. 그럼 내일 오랜만에 밖이라도 놀러갈까?
금방 치료받고 나서.. 나 오늘 돌아다니다가 봤는데 이타치랑 가고 싶은 곳 있어. 아직 한 번도 못 가본 데인데.
좋아요! 타마마랑 놀러 가는 거라면 어디든 즐거울거야...
아쿠아리움 가자. 요즘 데이트 코스로 인기래.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지 (^_^)
물고기 무서워하는 건 아니지?
이타치:무서워할 리가요.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남자입니다. (흠흠)
재밌겠다. 그럼 얼른 자요!
푹 자다 깨었는데도, 느껴지는 온기나 토닥이는 손길에 절로 다시 눈이 감깁니다.
타마마의 목소리도 점점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져요.
이타치: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차츰 돌아오며 맑아지는 정신, 햇살이 눈가 사이를 헤집고 들어오는 아침.
이타치가 눈을 완전히 뜨면, 자신이 어제 잠들었던 침대에 곤히 누워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함께 누워있던 타마마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옆을 보면 문자가 도착해 울리는 [휴대폰]과 [작은 쪽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타치:(몇 시지... 휴대폰부터 확인해보자.)
함께 찍은 사진으로 잠금 배경이 되어 있는 휴대폰입니다.
이타치:
운
기준치: |
60/30/12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스팸 문자들 사이, 타마마가 보낸 문자 두어 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가서 치료받고 올게. 시간에 맞춰서 도착할 테니까, 아침 먹고 천천히 와.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을게. 식탁 위에 있으니까 오늘은 식사 거르지 마!'
쪽지는 그럼 뭐지?
타마마가 두고 간 것일까요? 하지만, 펼쳐보면 보이는 것은 순서 없이 배열된 몇 개의 알파벳일 뿐입니다.
단어도 아니며 그저 무작위로, 삐뚤빼뚤하게 써둔 상형문자 같아요.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쪽지에는 갈색의 머리카락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데이트를 위해서 이제 이타치도 슬슬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외출 준비 전 타마마가 말한 밥을 챙겨 먹어야겠죠.
이타치가 식당에 도착하면 랩이 씐 접시 여러 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타마마:
요리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함께 먹기 위해 사두거나 만든 반찬, 그리고 잘 구워진 군만두가 보입니다.
이타치:바쁜 와중에도 전부 준비해주고 나간건가... (감동)
군만두 위에 캐쳡으로 하트 모양과 웃는 얼굴이 그려져있네요.
하지만 번호는 발신 번호 제한으로 어느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받음)
전화를 받으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데이트 약속까지 시간이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타치:
운
기준치: |
60/30/12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타치는 옷을 갈아입고, 챙길 것을 모두 챙기고 밖으로 나옵니다.
가는 길 역시 정체하는 구간 없이 차는 막힘 없이 달립니다.
하늘에 둥둥 뜬 구름도…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요?
데이트 장소에는 타마마가 먼저 도착해있습니다.
이타치:당연하죠...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우리 타치 말라죽으면 안돼.
오늘은 진짜 바쁜 일 하나도 없으니까 걱정 마.
치료도 받았지롱!
이타치:(마른 거랑은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오늘은 진짜진짜 재밌게 놀자요!
이제 아픈 곳 없는 거예요?
자 봐, 얼굴도 나았지? (얼굴 가까이 가져다댐)
이타치:으음... 그런가? 잘 안 보이는데...
(요리조리...)
타마마:(더더더 가까이 댐) 나았을 텐데? 잘 보일 텐데?
(헉)
(..떨어짐)
가까이서 보니까
왠지 민망해서..
타마마:나도 사실 좋아. 큼큼큼. 자. 자자~ 자, 매표소부터 가볼까?
(손 잡아 이끌음)
가자!!
왠지, 파랑으로 가득한 곳이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만듭니다.
[해저 터널], [퀴즈쇼 광장], [해파리의 숲], [열대어 수족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너무 신나.
놀러 온 것 같아.. 놀러 온 게 맞지만..
와, 요즘 타마마가 너무 못 놀아서 노는 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건가?
아무튼 그럼... 해저 터널 가볼래요?
(해저 터널 쪽으로 이동)
그 길을 걷고 있으면, 푸른 물빛 사이 일렁이는 타마마의 얼굴이 보입니다.
저 물고기 너 닮은 것 같은데?
타마마가 가리킨 곳을 보면… 말미잘밖에 없는데요.
아니아니.
아니야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방금까지 정말정말로 있었어
아!!!!!!
물고기 자식들아 똑바로 안하냐!!!!!!!!!!!!!
이타치:됐어... 말미잘이랑 데이트 해줘서 고마워요...
타마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흠.. 고민)
.. 음..
(분위기전환)
..하하
사진찍을까?
네!!
여기 붙어봐.
(이타치 옆에 본인이 가서 붙으면서)
(셀카 모드)
귀여운 표정 해주세요.
(브이)
사진을 확인하면 두 사람 뒤에는 커다란 상어…만이 존재합니다.
오늘 운이 없네.
그래도!! 귀엽다!!
난 이거면 족해 (이타치 확대해서 보여줌)
흠. 전 이거요. (슥 움직여서 타마마보여줌)
타마마:난 이거.(슥 다시 움직여서 이타치 보여줌)
자세히 보면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지은 곳과, 커플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줄을 선 것이 보입니다.
가장 큰 간판에 적힌 내용은 [퀴즈를 맞추고 열대어 인형을 받아가자!]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퀴즈 맞추기에 성공을 했는지 색색 인형을 품에 안고 웃고 있어요.
줄을 선 후 차례가 오면, 의자에 앉은 진행 직원이 간단한 질문 하나를 줍니다.
"두 사람의 대답이 같으면 인형이! 아님 다음 기회도 없이 바로 탈락이!"
"이번 문제는… 상대방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 맞추기입니다!"
타마마는 고민도 없이 쪽지에 써서 직원에게 답을 건네요.
... ...
직원은 짝짝, 손뼉을 치며 귀여운 줄무늬 물고기 인형을 건네줍니다.
하하 다 알고 있지^_^
타마마:이타치가 있는 곳이 제일 좋은 게 당연하잖아..
똑똑이 바보!
나도... 타마마가 있는 곳이 가장 좋아요 (수줍)
그럼 지금은 이 아쿠아리움이 제일 좋아!
이타치랑 같이 있으니까!
넓은 돔 모양의 내부에 들어가자 해파리들이 살랑살랑 떠다니고 있어요.
조금 어두운 이곳, 밝게 빛나는 해파리들이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냅니다.
급하게 고개를 돌리는 타마마가 어쩐지 어색해 보입니다.
이타치:(타마마 봄)(장난끼 가득한 눈으로...)
큼, 큼큼
흠흠
해파리 진짜 신기해
그리고 진짜 신기하다
음 큼큼 진짜 신기하네
진짜 귀여워~
진짜 예뻐~
하지만,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 함부로 발을 내딛기 어렵습니다.
그중 한 직원이 걸어와 난처한 표정으로 당신과 타마마를 향해 말을 건넵니다.
금일 열대어 수족관은 잠시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요.
그게… 원래 이 수족관 담당을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이번에 내려진 능력 관련 법안 때문에 어제 일을 그만두셨거든요.
물고기들이랑 소통할 수 있는 능력자가 없어지니 관리 인원이 2배로 들어가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은 열대어관을 잠시 닫아두고 있어요.
직원은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다시 바쁜 걸음으로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능력을 사용하던 직원이 있었는데, 그분이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일이 많아진 걸까요?
그러나 이타치는 이번에 내려졌다는 초능력 관련 법안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가장 관련이 많이 되어있을 타마마를 쳐다보면...
근데 목 마르지 않아?
타마마:오늘은 내가 다 해주는 날이니까 음료도 사올게.
잠깐만 기다리고 있을래? 뭐 마실래?
이타치:응? 같이 가도 되는데... 그럼 전 포카리스웨트요!
금방 다녀올게!
타마마는 이타치를 두고 혼자 바쁜 걸음으로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홀로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아쿠아리움을 걸어 다니고 있어요.
…물론, 모든 사람이 웃으며 아쿠아리움을 즐기는 건 아니겠지만요.
수족관을 멍하니 바라보는 누군가가 이타치의 눈에 들어옵니다.
밝고 웃음이 가득한 아쿠아리움 속 그 존재가 이질적이게 느껴집니다.
무언가 덕지덕지 묻은 까만 후드, 후드 아래로 또 푹 눌러쓴 모자.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반짝, 은빛 무언가가 물에 반사되어 빛을 냅니다.
시선을 옮기면, 다른 손에 들린… 게임, 혹은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물체가 보입니다.
고개를 천천히 든 그는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웃어 보입니다.
타마마가 당신의 이름을 크게 부르는 것과 동시에, 커다란 굉음이 울립니다.
반사적으로 감은 눈을 천천히 뜨면 일제히 한 곳을 바라보거나 도망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유리창을 긁는 듯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조금 먼 그곳을 향해 시선을 옮기면, 여기저기 튄 유리창과 바닥을 잔뜩 적시는 물,
파닥거리는 작은 열대어들과 그 사이… 잔뜩 굳은 표정의 타마마가 보입니다.
그 맞은편에는 아까 그 후드를 쓴 사내가 있고요.
이타치: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설마, 이번에 제정된 법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허가가 떨어지기 전까지 능력을 사용하면 안 되는 거."
바로 옆, 소곤거리던 두 사람이 급히 자리를 떠납니다.
다른 사람들 역시 타마마와 사내를 보던 것도 잠깐, 하나둘씩 아쿠아리움 밖을 향해 뛰어가요.
위험한 상황인 것 같은데 이타치도 도망쳐야지 않겠나요?
휴대폰만 손에 꼬옥 쥔 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내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능력도 쓰지 않은 채, 그저 우뚝 서서.
혹시 타마마는 지금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일까요?
휙 뒤돌아본 타마마는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크게 소리칩니다.
동시에 맞은 편의 사내가 천천히 칼을 드는 것이 보여요.
(난 뭘 해야하지...)
못 가... 어딜 가... (ㅠㅠㅠㅠ)
타마마:아 진짜!!!!!!!!!!!!!!!!!!!
방해되니까 그냥 빨리 가라고!!!!!!!!
누군가가 당신의 팔을 붙잡고 출구로 뛰어갑니다.
아니, 여러 사람에 의해 방향을 틀지도 못한 채 정신을 차리면 이미 도착한 곳은 아쿠아리움 밖입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급히 아쿠아리움 출구로 나오는 사람들.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건 이타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타치의 휴대폰이 문자가 왔을 때처럼 가볍게 울립니다.
휴대폰을 들어 확인해보면 발신인은 타마마입니다.
…아까 그 사교도는 무사히 쓰러뜨린 걸까요?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과 히어로들이 도착합니다.
사진을 찍거나 제각기 다른 목소리로 떠들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해요.
한 경찰이 입구와 출구 문을 닫고, 당신에게 다가오며 말을 건넵니다.
경찰:“기다리는 사람이 있나요? cctv를 통한 인원 파악은 모두 끝났습니다. 이곳은 아직 위험합니다. 빨리 떠나주세요."
차에서 기다려도 금방은 못 오려나... (안절부절)
할 말이 모두 끝난 듯, 경찰은 휙 돌아 다시 아쿠아리움을 향해 방향을 틉니다.
아쿠아리움 밖은 어느 정도 소란이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테러가 일어난 거라 생각되지 않는 조용한 아쿠아리움과 웅성거리는 몇 사람들.
…이런 일이 한두 번은 아니잖아요? 타마마는 무사할 겁니다.
경찰의 말대로, 또 타마마의 말대로 우선 집에 가는 게 좋겠습니다.
혼자 돌아가는 길에 괜히 마음이 뒤숭숭해집니다.
갈무리 되지 않은 뒤숭숭한 생각들이 당신을 괴롭힙니다.
거실을 둘러보면 동거를 결정하였을 때 들뜬 마음을 잔뜩 산 여러 가구나 물건들이 보입니다.
평범한 데이트나 동거생활을 꿈꾸는 건, 히어로 타마마을 두고 사치인 걸까요.
그렇게 멍 때리고 있을 때면 거실 바닥에 놓인 갈색 쪽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타치: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쪽지에 있던 머리카락과 알 수 없는 낙서가 모두 사라진 것을 깨닫습니다.
휴대폰을 보면 아쿠아리움에 있던 폭발 사건을 담은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상자는 없다고 하지만, 마음이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조금 더 스크롤을 내려보면, 하나, 둘, 셋… 폭발 사건에 관한 기사가 동시간에, 여럿 올라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XX고등학교 인근 아파트 폭발 사건이 일어나…’
‘XX시 사거리 폭탄물 발견. 사교도 4명 검거…’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창밖으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벌떡)
이타치:(수화기를 들고) 또 너냐. 이사 안 갔어?
꼬맹이:아 저, 땅에서 타마마 누나 물건을 주웠어요!
문 열어주심 안 되나요? 이거 치치가 찾아줬는데!
어떤 물건?
귀신이나 유령, 헛것, 현실성 없는 생각 외 짐작 가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던 순간…
머리가 깨지는 듯한 강한 통증과 함께 몸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몸이 쓰러지고 보이는 것은 흐릿한 시야 속 누군가의 신발.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고통에 무의식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이타치: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생각보다 세게 치진 않았어. 인질로 써야 하는데 죽으면 곤란하지."
이타치는 깨질듯한 통증에 의식이 서서히 돌아옵니다.
뒤로 넘어간 양팔에 느껴지는 구속감, 그리고 눈을 뜨면 보이는…
아니, 이타치는 그들이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
수상하기 짝이 없는 복장과 기이한 문양의 문신,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 주변을 에워싼 6명의 사교도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을 볼 수 있습니다.
벽에 있는 널따란 창문, 밖으론 고층 건물들이 보이는 게 이곳도 그런 높은 빌딩 중 하나라고 추정됩니다.
방이라고 칭하기 애매한 이곳은 가구 하나 없습니다.
대신 희고 흰 벽과 천장에 크툴루, 신의 가호, 세계 멸망…과 같은 깜찍하고 소름 돋는 낙서들이 보입니다.
그 친절하지 못한 손길에 잠시 머리가 어지러워져요.
하지만 납치범들에게 무얼 바라겠나요? 사교도가 눈앞에 내민 사진을 보면,
뭔 이런 80년대 영화 같은 납치극이 나에게 벌어지다니.
사교도 2:아는 사이니까 소환 마법에 걸렸겠죠. 전화도 걸렸고.
사교도 1:“혹시 모르잖아. 일 처리는 확실하게 해두는 게 좋다고.
…저건 타마마의 방에서 분명 보았던 쪽지인데?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누가 보아도 지금 이타치는 인질로 잡혀버린 상태입니다.
밧줄은 뒤로 넘어간 팔에만 묶여있지만, 아까 머리를 강하게 맞은 탓인지 시야가 불안정하고 어지럽습니다.
이타치:
지능
기준치: |
45/22/9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지만… 지금 이타치가 타마마를 아는 척 해버리면요? 당신을 이용해서 타마마에게 무슨 위험한 요구를 하거나 더 나쁜 상황까지 이어지겠죠.
얘 애인이 너잖아~?
이타치의 말에 로브 속 표정이 확 구겨집니다.
사교도 2:히어로 보호법에 의해 타마마의 얼굴은 대부분 가려져 있지.
근데, 사진을 보고 넌 얘가 누군지 알아차렸잖아?
사교도 2:하지만, 오늘 너와 타마마를 아쿠아리움에서 다른 사교도가 발견했다더군.
데이트를 하던 게 아니었나?
이타치:뭐 어쩌다보니 한 공간에 있었나보죠... 흠흠.
사교도들은 의심 가득한 눈이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갑니다.
사교도 2:타마마가 가끔 네 얘기를 현장에서 하는 것을 훔쳐 들었어.
이래도 모르는 사이라고 발뺌할 생각인가.
사교도 1:허, 그럼 마지막으로 묻지. 둘은 동거하는 사이잖아?
그러니까 소환 마법에 네가 걸린 거고. 똑바로 대답해.
이타치:아뇨 전 피자배달 갔다가 호기심에 쪽지를 열어본 것 뿐인데...
사교도 2:…타마마가 죽어도 상관 없다는 뜻이지?
이타치:... ...사람을 막 죽이면 안 되죠.
탐문이 모두 끝나면, 사교도들의 표정이 애매해집니다.
믿…믿는 걸까요? 이렇게 고문 하나 없이? 그들은 소곤거리며 무슨 비상 대책 회의를 하네요.
사교도 1:그러게 내가 더 확실히 알아보자고 했잖아!
사교도 2:정보가 한정적인데 어쩌라고! 제길, 그놈의 히어로 보호법만 아니면….
모른 척을 해 타마마를 함정에서 구해낸 건 성공한 것 같지만…
사교도 3:일이 복잡하게 됐군. 타마마 그 자식을 잡으려고 여기저기 일을 만들었는데!
무기질적인 그 표정으로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통증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철컥, 총을 쏘려던 사교도가 행동을 멈춥니다.
소리의 근원을 찾아 고개를 돌리면… 눈치 없이, 아니다.
꽤나 적절한 타이밍에 울리는 이타치의 휴대폰이 보여요.
휴대폰을 들고 있던 사교도의 표정이 빠르게 굳습니다.
이타치:...........................
…누가 보아도 전화를 건 사람은 타마마입니다.
사교도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더니, 이타치의 입을 천으로 꽁꽁 묶어둡니다.
사교도들은 잔뜩 숨을 죽이고 전화를 받습니다.
괜찮은 거지?
타마마:집에 갔더니 아무도 없고 문은 열려 있고..
뭐야?
음음!!!!!!!!!!!!!!!
애원하듯 불안한 타마마의 목소리 위로, 웃음기를 잔뜩 머금은 사교도의 목소리가 덧씌워집니다.
휴대폰을 든 사교도는 조금 먼 곳으로 걸어갑니다.
이타치: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물론, 네가 하는 짓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구하고 싶으면 시청 앞 물류센터 지하로 와.
단, 경찰이나 다른 히어로를 빼고, 너 혼자.
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손가락 하나 정도 잘려도 우린 모르는 일이라고.
이타치:
지능
기준치: |
45/22/9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
…물류센터 지하라고 했나요? 하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분명 높은 건물과 몽실한 구름들입니다.
타마마:대신 이타치 목소리 듣게 해줘. 제대로 있는지 나도 확인은 해야겠으니까.
사이제 엉망이 돼 웅얼거리는 타마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사교도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타치에게 한 발씩 다가와요.
구속하던 팔을 놓고, 입에 물린 천을 천천히 풀어줍니다.
총구 끝을 조용히 툭툭 치는 게, 허튼 말을 하면… 어떻게 해보겠다는 심산이겠죠.
…지금 사교도들은 타마마를 함정에 빠트리려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을 인질 삼아 제멋대로 굴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것 중 하나는 아쿠아리움의 꼭대기 타워.
정확하진 않더라도, 대충 위치는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요?
괜찮은 거 맞지?
이타치:전 괜찮아요! 우리 갔던 아쿠아리움 보면서 추억회상이나 하던 중이었어요.
(미약하게 도리도리)
아니라고..?
어떻게 할 건가요 이타치? 여기서 말한다고 해도, 사교도들은 당장 당신을 죽일 것 같진 않습니다.
이타치:어딘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창문으로 아쿠아리움 타워가 보여요!
온도가 몇 도씩 내려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차가워지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져요.
타마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되묻기 전, 휴대폰을 든 사교도가 거칠게 전화를 끊습니다.
폰을 던질 기세로 씩씩거리더니 이타치를 향해 큰 소리로 소리칩니다.
사교도 2:이게 진짜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귀가 찢어질 듯한 큰 총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반사적으로 감은 눈을 뜨면, 그리 멀지 않는 벽에 박힌 총알이 보여요.
사교도 3:진정해!! 아직 죽이면 안된다고!!
사교도 2:젠장-!! 다 망하게 생겼는데 그게 중요하냐고 -!!
사교도 1:대비해서 만든 차선책이 있잖아! 계속 그렇게 감정적으로 굴 거야?
이타치를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 사교도들이 싸우기 시작합니다.
저기, 잠깐 저는요? 어째 관심 밖의 상대가 되었네요.
"빨리! 지금 로비로 전부 집합! 인질은 계속 잡아두고 있어! 여차하면 목숨으로 협박하면 되니까."
그 혼란스러운 상황 속, 누군가 급히 들어와 소리칩니다.
싸우던 사교도들도 로브를 고쳐 쓰고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타고 사라집니다.
다행히 바로 죽거나 맞거나,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다음은? 흔한 히어로물 영화 속, 목에 칼이 닿은 채 ‘가까이 오면 죽여버린다!’-와 같은, 인질이 되는 상황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건 [반짝이는 조각], 이타치의 [휴대폰], 널부러진 사교도의 [총], 홀로 남은 [사교도]입니다.
자세히 보면 어느 유리에서 튄 파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저걸로 어떻게 해보면… 밧줄을 끊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타치:
크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다리가 조금 짧았을까요? 아무리 묶이지 않은 다리를 쭉 뻗어보아도 유리 조각은 신발에 닿지 않습니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조금 버둥대야 할 것 같아요.
(버둥버둥)
그렇게 조금 웃긴 포즈와 함께…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신발로 유리 조각을 톡톡 들고 오는 데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타치:
손놀림
기준치: |
10/5/2 |
굴림: |
33 |
판정결과: |
실패 |
몇 번 힘을 주자 끊기지만, 실패 시 손목도 얕게 베여 저릿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아무튼, 모든 밧줄을 풀고 나면 이제 이타치는 자유의 몸이에요.
물론, 함부로 움직이면 분명 걸릴 테니… 조심히 행동해야겠어요.
이타치의 [휴대폰], 널부러진 사교도의 [총], 홀로 남은 [사교도]
조각조각 금이 난 액정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블루 스크린.
이타치:
지능
기준치: |
45/22/9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휴대폰 구실은 못하겠지만, 던지면 꽤나 유용한 무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아까 급하게 나가던 사교도가 두고 간 총입니다.
챙기면 어디든 쓸 데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 쓰기엔 소리가 크게 울리겠지만.
이타치:
은밀행동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총과 휴대폰을 챙기고, 두 손이 자유롭다면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라고, 생각하기도 전 홀로 남은 사교도와 눈이 마주쳐요.
대충 로브 속에서 밧줄을 꺼내더니, 한 대 때릴 듯한 기세로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다시 묶이면 탈출은 그때부터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타마마처럼 화려한 초능력은 없지만, 살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잖아요?
어쩔 수 없다!! (핸드폰으로 사교도의 머리를 찍음)
이타치:
근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던진 것이 정확하게 사교도의 배에 명중합니다.
비틀거리며 손을 뻗는 사교도는… 이타치의 눈앞까지 다가오더니, 쿵-하고 그대로 쓰러집니다.
명치에 맞은 걸까요? 죽은 것 같진 않고요, 잠깐 쓰러졌습니다.
바스락, 글이 적힌 갈색 종이는 부서지고 흩어져버립니다.
깜짝, 이타치를 위한 기억력 테스트 시간이에요.
기억을 못한다고요? 이것 역시 이타치가 이겨내야 할 역경 중 하나입니다.
그럼, 사교도를 마주친다면… 맑은 날의 인사를 해야겠죠.
그렇게 이곳을 떠나려 할 때면, 어느 층인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위쪽에서 무언가 크게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타마마가 도착한 걸까요? 로비에는 사교도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우선 타마마를 만나 이곳을 탈출해야겠습니다.
한 층 한 층, 계단을 타고 가 상황을 보는 게 최선을 방법일 것 같습니다.
(터덜터덜)
저벅, 저벅- 비상구를 채우는 것은 이타치의 조심스러운 발소리뿐.
심지어, 올라가는 층마다 모든 문이 잠겨있어 열어볼 수도 없었어요.
11층, 12층… 다리는 둘째 치고 머리 뒷부분에서 다시 끔찍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이타치:
건강
기준치: |
65/32/13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지럽게 흔들리는 시야 속, 그만 발을 헛딛고 맙니다.
계단이 발에 닿아야 하는데, 닿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덥석! 누군가가 이타치의 어깨를 강하게 잡아요.
우악스러운 손길에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지만 일단은 살았습니다.
사교도 3:혹시 인질에게 당한 건가? 도망쳤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벌써…
오늘은 날씨가 맑군.
이타치:
지능
기준치: |
45/22/9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이타치:
지능
기준치: |
45/22/9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맑은 날의 암호가 '신의 부름이 함께 하길' 이라는 것을 간신히 기억해냅니다!
이타치:그러.. 그렇군... 흠흠. 신의 부름이 함께 하길...
이런 상태로는 지원도 되지 않겠군.
1층에 가면 다른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다.
빠져나가서 치료부터 받도록.
젠장, 이번에는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올바른 대답을 듣자, 사교도는 빠르게 말을 잇고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정말 친절하게도 타마마는 건물 옥상에 있다는 말과 함께요.
지금 가면 어떤 싸움이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상태로 1층에 가면, 꼼짝없이 사교도들의 무리로 다시 돌아가는 꼴이겠죠.
그렇게 힘을 내 한 층, 위로 올라가면 다른 층과는 다르게 활짝 열린 옥상 문이 보입니다.
열린 문 너머로는 무언가 크게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크게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미 죽은 사람을 찾아서 뭘 할 생각이지?”
이타치: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정신없는 상황 속 대화를 끝까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들리는 목소리는 확실하게 타마마의 것, 어쩐지 그리운 목소리입니다.
설마… 이타치가? 아직 찾지 못한 이타치를 사교도들은 가상으로 죽여버렸나 봅니다.
그러나 맞은편의 히어로의 눈은 불안하게 떨리고 있습니다.
사교도 1:시체라도 찾고 싶으면, 대화로 해결하는 게 좋을 거야.
사교도들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모두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자잘한 생채기가 많지만 타마마는 크게 다친 거 같지 않아요.
하지만 이타치를 언급한 말에 굳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타마마의 뒤에서… 슬금슬금 움직이는 사교도가 보여요.
햇빛에 반사된 섬뜩한 은빛이 이타치의 눈에 들어옵니다.
소리를 치려 해도, 시끄러운 옥상에서 목소리가 닿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 이 어지러운 머리와 함께 목놓아 소리까지 친다면 정말 쓰러질지도 모르겠어요.
군필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살면서 총을, 사람을 겨누고 제대로 쏠 일이 어디 있겠나요?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그런 사소한 문제들이 아닙니다.
지금, 히어로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니까요!
이타치:
운
기준치: |
60/30/12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눈 부신 햇빛과 은빛 칼 덕에 제대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습니다.
탕-! 귀가 멍해지는 총소리와 손에 느껴지는 얼얼한 반동.
확인해보면, 사교도가 들고 있던 칼이 사라졌습니다.
…맞춘 건가요? 이렇게 보지도 않고? 운이 좋았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타마마는 입모양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동시에 한계까지 다다른 몸이 천천히 기울어져요.
몸에 힘이 빠지고, 쓰러지는 듯 세상이 기울어집니다.
완전히 땅이 부딪히기 직전, 모든 것은 깜깜해지고 이타치는 정신을 잃게 됩니다.
수고했어요 이타치, 여기까지 버틴 것만 해도 우린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 건가요.
잠결에, 타마마가 웅얼거리듯 당신의 이름을 부른 거 같습니다.
눈을 떠보면 해는 완전히 지고 집 안은 어둡습니다.
창문을 열어뒀던지 나풀거리는 커튼 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옵니다.
완전히 잠에서 깨면 손을 마주 잡고 누운 타마마가 보입니다.
이곳은 침대 위일까요, 이타치가 눈을 뜨자 잡은 손의 힘이 더 강해집니다.
타마마:..일어났어? 괜찮아? 치료는 끝났는데.. 일어나질 않길래..
걱정했어.
이타치:무사히 돌아왔네요 둘 다... 다행이다.
머리에서 느껴지던 끔찍한 고통은 모두 사라졌어요.
타마마가 자주 말하던 능력을 사용한 치료일까요?
어쩐지, 오늘 있었던 일들이 오래전 꾼 악몽처럼 느껴집니다.
타마마:너무 고생했어. 어떻게 사교도들한테 잡혀가서 탈출했어?
이타치:운이 좋았나봐요 딱 좋은 타이밍에 타마마가 전화도 해주고...
여러모로 타마마가 많이 도와줘서 살았어요.
고마워...
타마마:거짓말! 난 한 거 하나도 없는데. 이타치가 전부 혼자 해낸 거잖아. 총도 쏘고... 난 사격은 잘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걸 배웠어?
집 떠나 있는 동안 정말 의젓한 아기로 컸구나.
이타치:이렇게 타마마를 구하려고 의젓해진 거였나봐.
항상 위험한 상황에서 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딱 한 번이지만 도움이 돼서 좋았어요.
타마마:딱 한 번... 사실 아니야. 내가 너를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나봐. 이타치야 말로 나를 구했잖아. 나는 매번 혼자 바보같은 선택만 하고... 이타치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아무것도 몰랐을 거야.
사실 고백할 게 있어. 이타치, 들어 줄래? ... 듣고서 화내지 않겠다고 얘기해 줘.
이타치:바보같은 선택이라뇨? 오늘 나도 타마마 덕분에 산 거나 마찬가지인데. 타마마는 몰랐던 게 당연해... 바로 와준 게 고맙고 대단한 거예요.
...뭔데? 이렇게 말 하면 조금 긴장 되는데. 화 안 낼게요. 뭔데요?
타마마:사실 난 능력이 여러개가 아니라 한 가지 뿐이야. 흡수 능력인데, 남의 능력을 확인하고 빼앗고... 원할 때 다시 돌려줄 수 있는 거야. 몰랐지?
그리고 사실 네 능력도 내가 가져갔어.
이타치:...응? 그러고보니 난 여태 타마마 능력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네. 몰래 내 능력까지 가져간 건 조금 괘씸하긴 하지만 가져가서 유용하게 잘 썼다면 다행이네요.
제 능력은 뭐였어요?
이타치는 이럴 때 너무 상냥해... 조금은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잘 모르겠어. 그냥 A급이란 것만 보고 흡수해버려서... 이미 가지고 있던 것들이랑 섞여서 지금은 알지 못하게 되어버렸어.
말 없이 이런 짓을 저질러서 미안해. 그렇지만 네가 다치는 게 보기 싫었어.
나 혼자서 널 다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널 지키기 위해서 세상을 지키고 싶은 거였는데.
네가 위험하면 내가 하는 일도 다 무의미해.
타마마:넌 내 생각보다 강한 것 같고, 내 선택은 너무 무모했던 것 같아.
그러니까 네가 원한다면 다시 능력을 돌려줄게.
..히어로 일은 해야겠지만 스스로 지킬 수 있을 정도로는 강한 힘일 거야.
꼭 받지 않아도 좋아. 이타치가 원하는 걸 말해주면 난 따를 거야.
이타치:제 능력이 타마마와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일조한 거라면... 용서 해야죠.
나 대신 잘 사용해준 거니까 오히려 고마운데? 여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꽤 도움이 되고 있었다는 점도 정말 안심이야.
그리고 솔직히 이해도 해요. 내가 타마마였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지 몰라...
그래도요 타마마가 매번 혼자 그렇게 위험에 맞서는 건 저도 딱히 원하지 않거든요. 집에 혼자 남겨져서 느끼는 무력감도 이제 조금 질려...
돌려받아서, 정말 200프로 활용해줄게요. 타마마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해줘!
어떤 능력이었는지 궁금한 것도 있고요, 하하.
타마마:이타치는 바보야. 얼마나 더 고생을 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렇지만.. 이타치가 고른 거니까 분명 현명한 판단이라 믿어. 그런데.. 이거 말이야. 능력을 돌려주는 방법이 따로 있는데.. 한 번도 해 본 적 없고.. 상당히 민망한 일이라.. 괜찮을까? 내가 주겠다는 의사랑 함게 손을 잡고 하는 입맞춤이야. ... 진심이야.
타마마는 혼자만 알고 있던 진실을 고해하듯 줄줄 뱉습니다.
당신에게 주어졌던 평범한 일상은 사실 인위적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그 선택은 타마마가 당신을 지키기 위해 한 오답입니다.
그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죽음에 가까운지 말이에요.
타마마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 말 없이 당신의 능력을 흡수했겠죠.
그 상황의 한 가운데에 뛰어들지, 불안한 안전 속에, 타마마가 그토록 원했던 평범한 생활을 살지!
이타치:(손 덥썩) 미안해, 가만히 손 놓고 기다리긴 싫어서 그래요. 조금만 짐을 나눠 지게 해주면 안 될까요?
타마마:난 좋은데.... ..... ...돌려주는 것 자체는 괜찮은데....
...
눈 감아줄 수 있어?
왤까...
...해야하니까.
...아니 안될걸?
아닐, 아닐텐데
아니야..
(눈 감음)
대답을 들은 타마마의 얼굴은 홀가분해 보이기도 하고, 걱정하는 낯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선택을 결국 존중해 줄 수밖에 없겠죠.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입을 뗄 수 있습니다.
숨을 고르던 타마마는, 무언가… 굉장히 아리송한 표정으로 이타치를 쳐다보아요.
...왜 안 되는 거지?
이타치:...그냥 뽀뽀가 하고 싶어서 거짓말 한 거예요?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야
(손사래)
정말 이러면 돌려진다고 알고 있단 말이야.
...뭔가 느껴지는 거 없어?
그런데 느껴지는 거라고 해봤자, 방금 입술이 닿은 그 선명한 감각밖에 없는걸요.
다시 해 봐야 하나?
...아닌가?
...왜 안 돼?
싫음 말고...
싫은 건 아니야
아니
아니
흠흠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몰라
할 줄 몰라 안 해요.
거짓말이었던거죠
아니야!!!!!!!!
아아아아..
다시 눈 감아줘..
(볼 콕)
(볼 만질만질)
(뒤로 기댐)
(..)
(다시 일어남)
(.....볼 콕)
뭐하는거지?
(손으로 이타치 눈 감김)
(입맞춤)
..이제 어때?
기분이 좋네요...
거짓말이지?
그렇게 두어 번 정도 입을 더 맞춘 후에야 타마마는 머뭇거리며 말을 꺼냅니다.
사실 되돌려주는 건 처음이라 나도 모르겠어.
............ 급한 건 아니니까 나, 나중에............... 휴...
나중에 다시 ................. 휴.............
해보자.
이타치:와하. 바보같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어쩐지 웃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어요.
그때는 이런 평화로운 일상이 사라지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타마마를 조금 더 가까운 위치에서 볼 수 있겠죠.
여러 번의 입맞춤에도 이타치의 능력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고, 종류도 모르는 탓에 이타치의 능력이 완전히 ‘흡수’된 것 같다고 해요.
설마 먼저 도착한 건 아니지?ㅠㅠ 오늘 좀 늦을 것 같은데…
원래라면 그 장소에 이타치도 있어야 했겠지만.
손에 들린 놀이공원 표가 구깃, 데자뷔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됩니다.
그리고… 히어로는 그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오늘도 떠났습니다.